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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의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15회 작성일 17-10-20 00:17

본문

이상

과거의 나를 몇 번이고 죽여

발밑 빨간 산을 이룰 때

나는 울음을 참고 나를 죽였다

아프기엔 찰나인 교체가 나를 지웠다

처음 죽은 나는 음악을 좋아했고

바로 위에 나는 미술을 좋아했다

죽더라도 꼭 쥔 손에 악보와 붓은

처량한 작은 점으로 기억나지도 않아

눈물을 흘리던 약한 나도

실없이 웃던 바보 같은 나도

모두 발밑 아래로 어려져만 간다

지금이 아닌 언젠가 나의 이상이

원하던 하늘을 잡았을 때 보게 될

자신의 시체들 앞에서 울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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