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할아버지와 담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오래전그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74회 작성일 18-01-09 15:31본문
언제부터선가 할아버지는
이십몇 년 간 끊으셨다던 담배를
다시 태우기 시작하셨다
이제 와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다는 이모들의 핍박에도
입술보다 굵은 육미리 양담배를 입에 무시고
한참을 창밖만 내다 보곤 하셨다
어느 날 전화번호부를 정리해주겠냐며
내게 건내주신 할아버지의 수첩에는
빼곡히 빨간 줄 그어진 주인없는 이름들과
걸어도 받을 사람없는 번호들이 가득했고
담배 한 대에 한 명을 보내신
할아버지의 가슴에는
보름달만 한 구멍이 뚫려있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