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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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승린이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91회 작성일 18-10-28 10:26본문
가을의 이면
이경 李鏡
가을이 잔뜩 담겨 핏빛으로 출렁이는
붉은 웅덩이마다 하얗게 기억을 표백당해
죽은 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두려움으로 얼룩진 표정에
눈동자마저 텅 비어버린 듯 새하얀
그들을 마주하고서
사람들은 입맛을 다셨고
나는 거칠게 담배꽁초를 부러뜨렸다
이 미친 세상이여
거꾸로 뒤집힌 나무의 뿌리에서
낙엽이 지는 계절이 지배하고
죽음을 욕망하는 정신병이 유행하던
나의 조국이여
나는
과감히
이 더러운 땅덩이에 작별을 고하고
이 더러운 계절녘에 작별을 고하고
떳떳하지도 또 즐겁지도 않으니
가을을 즐기지 않겠다
입 한가득 저주의 글을 담아
떠나야만 한다,
스스로 소멸하는 시간까지
눈이 펑펑 내릴 행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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