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포만이 내려다보이는 도원(桃園)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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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5. 13.
아이들과 함께 가포만이 내려다보이는 도원(桃園)에 오르다.
나라는 아이들이 필요하고 아이들은 나라가 필요하다
그리하여 나는 몸을 묶고 그 사이의 부교로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떠 있지만 붙어있는 그런 부교
파도가 치면 온몸이 젖기를 일쑤가 몇 년
하여간 교실에서 창밖을 바라보다 문득
학교 뒷산 꼭대기의 초록빛은 누가 만드나
그리하여 어느 한 날 아이들과 함께 그저 올랐다
그곳 속에 어리기에 또렷한 우리가 있다
너희를 위해 살고 있다!
우리의 삶다운 삶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우리 다음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싸우고 있다!
사람을 섬기며 살고 싶다는 어린 마음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 무너지는 가슴을 많이도 부여잡았다.
봄의 도원이 푸른 이유가 무엇이던가?
채 익지도 않은 복숭아들이 비탈을 담대히 감내하며 오직 묵묵히 자신의 성장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기다림 앞에 온 마음으로 흐느낀다.
혹 흐느낌을 듣고 그들 중 하나라도 떨어질까
누군가 설익은 복숭아나마 서리해버릴까
차마 소리내어 울지는 못하고
진 비탈 위에서 희묽은 하늘을 지그시 바라보며
좁다란 가슴팍만 다시금···
다시금 퍽퍽댈 뿐이다
댓글목록
정민기시인님의 댓글

머물러 봅니다.
청소년이 이렇게도 어른스러운 시심을 간직하고 있었다니ᆢᆢᆢ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