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의 계절 /예비 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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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리의 계절" (하늘나는고양이)
거리는 조용했다.
사람들이 떠나간 자리에
하얀 먼지만 가볍게
떠돌았다.
눈은 녹았고
설날의 인사는 오래전에
지워졌고.
어디선가 들리던 새해의
종소리도.
먼 기억처럼 희미해졌다.
2월,
계절이 지나간 자리 위에
나는 홀로 남아 서 있었다.
겨울은 떠나는가,
아직 이곳에 머무는가.
바람은 문득
어느 계절에도 속하지 못한 채
길목을 맴돌았다.
모든 달력이
숨을 죽이고,
어느 계절도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 시간.
나는 발끝으로
빈 공기를 가르고,
바람 한 점 없는
쟂빛 하늘 아래
가만히 멈춰섰다.
그리고,
그 자리에 오래 서 있었다.
KNSY 2050
2025.2.25.AM"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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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민기09님의 댓글

"그 자리에 오래 서 있었"습니다.
Usnimeel님의 댓글

한 해는 12월에 끝나지만, 한 학년은 2월에 끝이 나지요.
지나간 한 해를 보내고 새 해를 맞은지 한 달만에 또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새로운 것을 맞는 기분으로 정든 것을 떠나보내야 하는 아이러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