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려 버린 것들 /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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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오늘도 글을 씁니다
빛 한줄기 내려오지 않는
그 캄캄한 밤,
환한 빛을 켜놓고
눈 아픈
그 환한 빛을 켜놓고
글을 계속해서 써내려 가다,
매일 반복되는
그저 쌓여가는
마치 산더미처럼
내 숨을 막히게
더 이상
숨조차 못 쉬어
고개를 들지 못할 때,
그때, 그쯤
고개를 들어 창문을 바라보았습니다.
불투명한 창에
비추어지는
그 모습은
머리가
헝크러진 채
꽤나
피곤한 모습을 하고 있는
그 아이
그 아이의
두 눈동자가
갈색의 두 눈동자가
흐리멍텅한 갈색의 두 눈동자가
모든 것을 안다는 듯
나를 꿰뚫어
내 뺨을
한대
아니 두대,
그쯤 치고나니
내 입이 벌어지며
입에서 무언가 흘러내리며
문뜩
입안에
더러운 것을
머금고 있다는 사실을
그저 까막히
잊어버렸던
그것이
그 사실이
아니하겠습니까?
난
입을 막으며
그럼에도
그 새까만
뒤틀려버린
악취나는
더러운
역겨운
그저
내가
나 혼자
감당해야 했을
그 뿐일
주워 담으려 해도
주워 담아지지 않으며
그 아이는
그저
평온히
그 모습에
나는
책상 위에
한쪽
무릅을 올리고
그 아이에게 손을 뻣어
잡으려
힘을 주려다
창문이 밀리며
내 몸이
내가
앞으로 기울어지며
끝내 창이 열리며
그만
바깥쪽 유리창에
머리를 박고 말았습니다.
아픔에
원망에
그 창을 노려 보았지만
이 유리창이
비추고 있는 것은
그 아이가 아닌
밤이 짓게 깔린
어느 낫익은
한 도시의 거리
눈이 반짝이며
무언가
잊고있던 것이
떠오르는 듯
이곳의 본래 주인을
나또한
가로막고 있는
그 망을 열어
밖을 선명히 보며
나는
그러니 저는
그리 쉽게
깨닭아 버리며
내가 무언가를 잊어버렸구나
내가 모르는
내게 중요한
그것을 내가 모르는 사이에 잊어버렸구나
한참을 그리 고민하다
이내 깨달으며
아!
내가,
아니 제가
날개를 잊어버린 것이 아닐까
제 찬란한 날개를
어릴때부터 함께한
저의 꿈
저의 이상
저의 벗
저의 기쁨
저의 날개
제 날개를 잊어버린 것을
이제껏
망각에 취해
인지하지
못했던 것
그것
무심결
제 등을 만져
날개를 확인하려 했지만
이미 흔적조차
그 조차
사라져 있었어
밖을 다시 보았습니다.
아,
날개는
창틀 넘어
그 밖에
아름다움에 젖은 채
나비처럼
그저
그리 아름다운 자태로
계속
기다리고
저를
기다리고 있던 것 입니다.
눈에 이채가 돌며
무언가 돌아오는 느낌이 들기에
그에 난
보답하려
창틀 넘어로
밖으로
손을 뻣어 잡으려 했지만
손을 힘껏 뻣어 잡으려 했지만
목에 감긴
목줄의 줄의 길이가 다하여
느껴지는
갑갑함에
그상태로 오래도록 있다
뒤돌아서
대충
기둥에 묶여있는
줄에
눈 조차
닿지 못한 채로
자리로 돌아가
의자에 앉으며
나지막히 속삭이듯
나에게 말하며
제가 어딜가겠습니까
가서 뭐하겠습니까
이 의미없는 굴래에서
빠져나간다고 한들
그게
그리 아름답겠습니까
더 이상
그 이상
떨어지기도
상처받기도
이제 지친 나는
그리 다시 나는
치장된 채
부질없는 하루 속에
난 오늘도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