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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져가는 벚나무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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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백은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981회 작성일 16-04-09 14:03

본문

쓰러져가는 벚나무 아래서

                                                                               백은서

거기 핀 벚꽃잎아

햇님 달님 마주 손잡고 거닐는 적에

사람 손결에 거룩히 빨려 널린

 

벚꽃잎아

곧 떨어지겠구나.

 

네 떨어진 자리에 내 마음 뿌리내리고

너 꽃피었던 자리에 내 기억 다시 싹트겠지

 

네 가지가 붉어져 꺾인 곳에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서고

너 뿌리 들린 그 곳에 너와나 나하나 만이 네 꽃잎 향 추억에 젖어 눈을 감겠지

 

거기 핀 벚꽃들아

너 네 색으로 물들였던 자리에 스며드는 잿빛바람은

나 그저 지켜보며 안타까워 할 뿐인 바람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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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백은서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백은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건축 중인 우리 동네, 잿빛 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 자신들도 뿌리가 뽑힐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지막으로 쥐어짜듯 정말 아름답게 붉게 꽃을 피운 그 벚나무들을 추모합니다. 영원히 잊지 못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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