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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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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오래전그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48회 작성일 16-05-14 17:38

본문

계절은 겹겹이 우리 기억위에 쌓여

산 만했던 너의 기억은 점점 줄어들고,

압축되고 압축되어 버린 그 기억은

몇 장면 외엔 떠오르지 않았다.

그 몇장면 마저도

너를 집에 바래다 준다던가,

아무말 없이 너와 함께 벤치에 앉아있다던가,

그런 기억할꺼라 생각조차 못했던 기억들과

영화예고편 처럼 중요한 장면을 토막내버린

그런 기억들뿐이었고

선명하지 못한 어렴풋함과, 순서없는 무질서함에

나는 매일밤을 너의 기억을 재조합하려

끊임없이 몸부림 쳤으며,

그러다보면 어김없이 네게 취해

죽은듯 잠들곤 했다

 

그렇게 너를 되새김질 하다 하다

정말 마지막이라며

네게 고백했던 그 거리에 섰을 땐,

나를 보며 웃고있는 너의 얼굴만

머리 속에 끝도없이 맴돌아

거리에 주저앉아 미친 사람처럼

사랑해 사랑해 아직도 사랑해

연신 악을 악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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