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려가는 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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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려가는 소처럼
책벌레
무거운 몸
철퍼덕, 주저앉은
늙은 호박
담장 위에
참새처럼 줄지어
앉아서 쉬고 있다
동구 밖에서 들려오는
"호박 삽니다
호박 파세요"
트럭 확성기 소리에
누가 못난 자기들을
사려고 하는지, 넘어다보다가
팔려가는 소처럼 트럭 뒤에
모여 있는
호박, 호박들 보고
꿀 먹은 듯 조용해진다
그러자 가을바람이 불어와
퉁명스럽게 한마디 내뱉는다
―꿀 뱉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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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임영님의 댓글

잘 감상했습니다
철퍼덕~은 갑자기 주저앉는 모습이기 때문에 호박의 앉은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일 수도
진득하니..정도가 적당할 것 같기도 한데
책벌레09님의 댓글의 댓글

오메, 철퍼덕 머물지 않으시고,
진득하니 오래 머물러주셨군요.
고맙습니다. 행복한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