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중국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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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09님의 댓글

여름 (시)
정민기
수박을 먹으며
선풍기 바람을 맞는다
바닷가 모래밭에서
쌀 씻는 소리를 듣는다
시골 할머니가 쪄준
찰옥수수를 먹으면서
무서운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팥빙수를 먹으며 더위를 식힌다
모래 위에 하트를 그렸는데
바닷물이 밀려와 지워버린다
개가 혀를 내밀고 헐떡거린다
나무기둥에 해먹을 묶고 누워 있는데
거미가 자기 집 내놓으라는 듯
내 옆을 기어 다닌다
♬ 여름 이야기 - DJ DOC
https://www.youtube.com/watch?v=G5klng66cjE
책벌레09님의 댓글

비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시)
정민기
마당으로 나가니
길고양이가
땅바닥에 붙은 듯
엎드려 있었다
가만히 다가가
쓰다듬으려고 하니
얼른 일어나서
저만치 가서 앉는다
가까이 가면 갈수록
멀어지는 너인가,
알 수가 없었다
쥬시쿨 복숭아 맛을
얼려 먹으면서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를
밤새 읽으며
마당에
비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 너 그리고 나 (NAVILLERA) - 여자친구
https://www.youtube.com/watch?v=Se8bbsUFjC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