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를 기다리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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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다녀가는 돌담에
바다는 작은 구멍마다 담겨있다.
빨랫줄에 메단 생선을
고양이는 평상 위에서 입맛을 다시다가
앉아서 졸고
마당에 널어놓은 빨간 고추는
할머니가 언제 오시나 기다리다가
햇볕에 까맣게 탔다.
암소가 있던 헛간에는
거미는 간데없고
바람을 잡으려는 듯 거미줄이 느슨하다.
밤마다 내다보시던
할머니 방, 창호지 구멍에
달이 차기 전에 돌아오셔야 할 텐데
찾아올 일 아무도 없는 곳에
대문은 심심했나 보다.
삐걱 삐걱 탁
삐거덕 삐거덕
할머니의 기침 소리 들릴 때까지
바람을 친구삼아 문을 열고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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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잘 감상했습니다.
문운과 건강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