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일점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 홍일점 -
이장희
소나무 숲에 햇살의 몸이 끼었다
다리를 길게 뻗은 소나무들 사이로
꽃 하나가 소나무처럼 서있다
소나무들이 둘러서서 꽃을 바라본다
자기도 소나무 인 줄 아는 꽃의 착각
가냘픈 가지를 뻗으며 흙을 움켜잡는데
소나무들이 뿌려주는 햇살을 받아 품는 꽃
홀로 피어있는 꽃은 낯설어 하고
햇살이 눈부셔 고개를 숙인다
고개 숙인 꽃이 안쓰러워 보였는지
소나무들은 그림자를 꺼내어 덮어준다
시름시름 시들어 가는 꽃
소나무들은 밤새 이슬을 모으더니
꽃의 몸을 적시고 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