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을 불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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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을 불어 보자
석촌 정금용
바람이 우르르 몰려온다
색깔도 모양도 갖추지 못한 바람은
성숙하지 않은 장난꾸러기일까
풍선을 불어 본다
빨강 파랑도 불고 노랑도 불어 본다
바람이 풍선옷 입고 둥둥 오른다
총천연색으로 구름을 잡으러 떠난다
공중에서 헤엄치는 송사리떼다
하늘은 금새 푸른 물이다
풍선 안에는 아이들이 살고 있나 보다
여러 개 불어 놓으면 금방 마을이 된다
시끌시끌해진다
풍선이 나서면 누구나 손을 뻗어 만져 본다
아이 머리 쓰다듬듯
아이들이 밖으로 나오면
풍선은 시무룩해져 후줄근해진다
풀 죽은 아이처럼
다시 불면
아연 환한 아이 얼굴이 된다
깔깔 웃는다
풍선에는 분명
아이들이 살고있다
풍선을 불어 보자
바람은 풍선속에 아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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