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물 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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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607회 작성일 16-04-20 18:45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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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녁의 저녁
정민기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어둠이 저녁을 나르고 있다 오손도손 둘러앉아 저녁을 먹는다 넓은 거실에 노을도 합석했다 오가는 정이라 한다 쏟아진 햇살을 주머니에 담고 있는 저녁을 먹으니 배부르다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고 합석을 하는 것은 필수였다
홧김에 합석하지 않은 비가 있었다 혼자 처마 밑에서 하염없이 울었다 나중에 합석하여 별을 띄운 위스키를 마셨다 오늘 저녁은 걱정 없이 먹었다 닭 한 마리가 상에 올라왔었다 뜯어먹느라 야단이었지 골목을 비집고 앉은 어둠이 너울거렸다
어느새 무성해진 어둠으로 밤은 순식간에 몰려왔다 물결치는 밤공기가 싫지만은 않았다 심심해진 손은 견과류를 만지작거렸다 과일을 한 조각 먹다가 슬며시 잠이 들었다 밤하늘은 너도나도 모르게 반짝이고 있었다 저녁 속의 또 다른 저녁이었다 희망 사항 없이 저녁을 맛있게 먹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 미치게 보고 싶은 - 태연
https://www.youtube.com/watch?v=UPrmOONS5M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