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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보러 간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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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549회 작성일 15-08-23 12:08

본문

바다를 한 번도 보지 못한
산골의 소녀가 있었지

섬에서 전학 온 소년이
소녀에게 바다를 보여 주고 싶었어

소년은 소녀와
마을 뒷동산에 올랐어

소년은 소녀에게 말했어

"나를 따라 해봐"

소녀는 허리를 숙이고
가랑이 사이로 하늘을 거꾸로 보았지

그런데 파도 소리는 어떻게 들려줄까?

소년은 한참을 생각했지

소년은 두 손을 오므려 모으고
소녀의 귀에 가져다주었지

소년의 손바닥 속에는
바닷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

소녀는 소년이 보여 준 하늘이
바다였다는 사실이 참 고마웠어

소년의 손바닥에서 들려오는 바닷소리보다
소년의 손이 참 따뜻하다고 생각했지

소녀는 이제 바다가 보여

그런데 갈매기는 어떻게 날지?

소년은 갑자기 날갯죽지를 펴고
푸른 동산을 지그재그 달려가는 거야

소녀의 바다에는
갈매기가 날기 시작했어

소녀는 보았지

앞산이 언제부터인가
바다에 섬 그림자를 비취고 있었지

소년이 옆에 있으니
이제는 바다가 그립지 않아

소년은 저 앞산에서 온 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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