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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바다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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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잭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0회 작성일 20-01-14 22:48

본문

바다의 눈

 

 

 “또야?”

가끔 수면 몇 미터 아래에서 그 눈이 희미하게 보일 때가 있대. 신기하지?

귀찮게 내 눈을 아차가 졸졸 쫓아다니며 묻는다.

내가 지어낸 거 아니야. 어른들은 그런 거 안 믿는다며? 근데 엄마도 그걸 본 적 있어. 내 말 듣고 있어?”

뭐라고?”

아차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지 주머니를 잠깐 만지작거린다.

이번에 진짜 봤어.”

나는 쪽지를 보지 않고 물었다.

너희 엄마도 보셨어?”

예전에.”

그런 게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네 옆에 있던 가족들도 봤을 거야. 바다에서 놀 때는 붙어 있었다며. 거기 뭐가 있다고 해도 네가 착각한 거겠지. .”

뾰로통함과 궁금함이 뒤섞인 아차의 눈앞에 손을 올렸다.

그런 게 존재했다면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었을걸. 네가 가끔 수면 바로 아래에서 그 거대한 눈이 보인다고 했잖아.”

“...하지만

하지만 인터넷을 뒤져봐도 그런 얘기는 없어. 게다가 전에는 봤던 아줌마도 보지 못하셨다며?”

나는 벌떡 일어섰다.

, 잘 가라.”

농담인지 뭔지. 너무 유치하다니까.’

  배가 물살을 가르자 차가운 물이 튄다. 별장은 사용하지 않아 녹물이 나오는 것 말곤 새집에 가까운 곳이다. 집은 담 너머 갯벌이다. 담 위로 올라가 모래사장 위로 사뿐히 뛴다. 작은 모래알들이 슬리퍼 사이로 종종 스며든다. 조심조심. , 한 덩이 꽃게들이 땅속으로 들어간다.

내가 잡아먹기라도 하나?’

고개를 돌리자 뭔가 작게 걸어 담벼락 맞은편으로 바삐 가고 있다.

반대로 가야지

“...”

딱딱한 등껍질을 두 손가락으로 집자 양팔을 치켜세운다. 벨 소리가 주머니 속에서 시끄럽게 운다.

섬은 어때?”

별로 재미없어. 근데 너 목소리가 좀 이상하다. 어디 아픈 거 아니지?”

오늘 아침에 살짝 부딪혔어. 치료받고 당분간 푹 쉬면 괜찮아질 거래.”

“.....”

우냐? 무슨. 씩씩한 네가 울 리가 없지! 근데 거기 꽃게 많지? 너 있잖아. 그거 아니? 꽃게한테는 네가 괴물이야.”

아차가 히죽거린다.

내가 진짜 괴물 같은가? 다 도망가더라

그거야 네가 너무 크니까 그렇지. 내가 꽃게라면 그랬을 거야. 어렸을 때 우리 시골 저수지는 1센치 밑도 안보일 만큼 더러웠어. 큰 저수지가 다 얼어붙어 있었는데 바로 밑에서 커다란 공기 방울이 올라오고 있었거든. 뭔가가 단지 숨만 쉬고 있었을 텐데도 무서웠어.”

엄청나게 큰 물고기라도 있었나 보다? 근데 그게 설마 바닷속에 사는 괴물이 저수지까지 올라왔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지?”

그게.. 새끼일 수도 있지 않을까? 엄마가 그런 얘기를 해줬거든. 그게 사실은 바다에 살고 있을 거라고. 얼마 전에 여행 갔을 때는 내가 직접 보고, 그 눈이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얘기했어. 근데 어제는 너한테 자존심이 상해서 얘기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없다고 했어."

그건.. 어른들은 신경 써야 할 일이 많다고 그랬거든. 그래서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어.”

나는 위로하듯 말했다.

 ‘아차는 뭐 하고 있지?’

부둣길에 별빛이 수놓아져 있다. 다리 위 맞은편에서 배들이 흔들리고 있다. 끝에는 바다 아래로 가는 길이 있다. 언덕에는 경계가 있다. 왼쪽은 바다로 떨어지는 낭떠러지고, 오른쪽에는 발목까지 차오르는 물이 있다. 언덕 쪽으로 발을 살짝만 내디딘다. 밤의 물기가 장화를 신은 발 안까지 느껴진다. 손가락으로 물을 톡 튕긴다. 포르르. 작은 물고기 하나가 조금 가다가 바닥에 붙는다. 그 앞에 쪼그려 앉아 물었다.

네가 바다의 괴물이니?”

고개를 빼꼼 내밀어 본다. 바로 옆에 경계가 있다.

!”

갈색 피부.. 동그란 눈에.. 아가미.. 괴물이다!”

괴물은 너고! 네 발로 날 찼다고.”

“....”

나는 정찰 중이었어.”

으악! 잠깐 떨어져 봐!”

일단 진정 좀 해. 바닷속 생물들한테는 그 날이 있어. ‘그 날그림자가 오는 날이야. 내가 조금 전에 그걸 느꼈어. 그래서 뭍 가까이 갔는데 어떤 녀석이 귀찮게 하는 거야. 바깥 상황을 확인하는 데 집중하느라 발을 피하지 못했어. 놀란 내가 튀어 올라 널 밀친 거야

. 하지만 내가 건드렸던 건 작은 물고기인데. 너는..”

겉모습은 헷갈리지만 난 물고기야. 네가 왔을 때 이미 등 뒤로 그림자가 몰려오고 있었어. 그때 너도 잠들어야 했는데...”

혹시, 내가 죽은 거야?”

내가 저승사자처럼 생겼니? 넌 깨어있잖아. 물밑은 그림자에 영향을 받지 않아. 육지 위로 튀어 오르는 바람에 하마터면 나는 영원히 잠들 뻔했지만.”

나는 눈동자를 홱 돌렸다. 그러자 머리가 쿵 하고 내려앉았다.

잠깐, 우리 가족은 어떻게 되는 거야?!”

잠을 한 번 더 자는 것뿐이야. 아니 잠들었는지도 모를걸? 걱정 안 해도 돼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무사하다는 거지? 근데 너는 정말 물고기가 맞아?”

맞아, ‘그 날에 우린 가까이 있는 것들로 변하거든.”

내가 어떻게 숨을 쉴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거지?”

빨리도 궁금해한다. 내 몸을 보면 이해가 되나?”

“..아니

네 세상에 일어나는 일을 전부 이해하고 있니? 아마 우리들도 비슷할 거야.”

그때 까만 그림자들이 물고기 너머로 빠르게 헤엄쳐 오고 있었다. 심장이 끔뻑거렸다.

얘를 보고 우리를 봤는데도 적응이 안 되는 거야? 멀리 있으면 거대한 물개가 다가오는 것처럼 보이지?”

물고기 중 하나가 내 볼을 톡톡 건드리며 말한다.

우리가 탐험한다고 이 친구가 말했니? ”

탐험?”

또 다른 물고기가 말한다.

우리는 이 근처에서 사는 물고기들이야. 원한다면 어느 정도 멀리 갈 수는 있어. 하지만 태어나서 우리들의 삶이 끝날 때까지, 절대 저 아래로는 갈 수 없어. 근데 오늘은 달라. 물론 반대로 올라오기도 해. 혹시 무섭지 않니?”

“...”

얘는. 겁주지 마! 괜찮아, 우리가 도와줄 수 있어.”

그렇지만 언덕에서 잠들게 되면.. 뭔가 이 근처로 올라오는 거지?”

네가 잠들어 있는 곳은 땅과 맞닿아 있어서 건들지 않아. 게다가 바로 육지 위로 올라가게 될걸

잠이 드는데 걸어서 올라갈 수 있다는 거야? 어떻게?”

몇몇 기억은 삭제될 수도 있어. 네가 잠들었던 것과 함께. 그건..”

왜 그런 건데?”

너희들의 세상엔 시계라는 게 있지? 잠을 자든 안 자든 육지나 바다나 시간은 흐를 거야. ‘그 날에 바다에 특별한 힘이 생겨. 너에게 일어난 일 같은 거. 그동안 그림자는 사람들을 잠들게 하고 시계를 두 바퀴 돌려. 뭔가가 변하는 걸 그림자가 기억하지 못하게 할 거야. 그러면 다시 원래 그 날, 그 시간으로 돌아가. 그런 말도 있잖아. 뭐더라?.. 멍 때렸네, 시간이 왜 이렇게 안 가는 거야?”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제일 깊은 곳으로 가려는 거지? 커다란 눈을 가진 괴물도..”

나는 별생각 없이 중얼거렸다.

너도 그 얘기를 아니? 인간들은 절대로 모를 줄 알았는데! 우리 그걸 찾으러 가는 거야!”

물고기들이 큰 눈으로 멍하니 쳐다본다.

너 여기서 잠들면 큰일 나는 거 알지?”

있지, 내 친구가 지금 아픈데.. 어쨌든 너희들과 같이 가면 좋아할 거야. 내가 방해될까?”

방해되지 않을 거야. ‘그 날에는 바다에 존재하는 물리적인 구속이 없어져. 우리가 널 도와주지 않아도 충분히 따라올 수 있어.”

물고기가 다시 우물쭈물한다.

지금 밑에 사는 생물들도 이곳으로 오고 있어. 마주치는 것 중에는 상어보다 훨씬 크고 무서운 것도 있어. 게다가 저 아래쪽에 움직이지 않는 것도 있어. 똑같이 보이지 않는 바다라도 밤바다가 더 두렵다면, 우리도 비슷하게 느낄 때가 있어. 게다가 내려가면서 마주치는 존재들과 섞여 널 잃어버릴 수도 있어.”

마지막 말은 위협적으로 느껴졌지만, 실감이 나지 않아 고개를 끄덕였다.

 발끝에 여러 갈래로 헤엄치고 있는 큰 빛이 보였다. 그 위를 커다란 그림자가 뒤덮고 있었다. 우리는 쉬지 않고 밑으로 갔다. 물고기는 아무 흔적도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두웠다. 물의 무게가 천천히 몸 주변을 배회하기 시작했다. 호흡이 되지 않을 때 조그맣게 시야가 트였다. 작은 물살 하나가 볼을 톡 치고 달아났다.

돌아가면 안 돼?”

물고기들은 2미터 정도 옆에 있었지만 2만 킬로미터는 멀리 있는 것 같았다. 아무 소리도 물고기들이 듣지 못했다.

바다가 정전된 것 같아..’

바다가 가운데로 푸른빛을 내고 있었고, 물고기들은 그쪽으로 헤엄쳤다. 점점 빛이 선명해졌다. 그 중심에 검은 눈동자가 박혀있었다. 푸른빛은 헤엄치는 바다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었다. 갑자기 물고기들이 등을 돌렸다.

나를 두고 가지 마!!’

물고기가 고개를 홱 돌려봤다. 내가 곧 괴물에게 먹힐 걸 눈치챈 것이다. 물고기는 내게 가까이 다가와 뭐라고 사과하기 시작했다. 소리는 희미했지만, 점점 크게 들렸다.

“.... .. .. ..!”

괜찮니? 정말 큰일 날 뻔했어!”

“...우욱..”

저 멀리서 아빠가 달려오고 있다.

내가 꿈이라도 꾼 건가?’

발견해서 정말 다행이에요. 뱃길을 돌리자마자 그쪽에 있었거든요.”

핸드폰은 언덕 위에 한동안 잠겨있던 것처럼 축축했다. 바지 주머니 속에 젖어있는 뭔가가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었다. 물고기들이 그 눈을 처음부터 본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장이 빠르게 두근거렸다. 한참 동안 가슴을 누르고 있어도 조금도 잦아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착각한 거야.. 거기 뭐가 있다고 해도..”

순간 눈앞이 까맣게 번졌다. 물이 눈 안쪽에서 떨어졌다.

 이른 아침부터 등 뒤에서 다급한 소리가 들렸다.

선착장 쪽은 절대 가면 안 된다!”

모래사장 위에 앉아 주머니 속을 만지작거렸다. 그 상태 그대로 오전부터 평상 위에 말렸다. 집으로 달려 들어가 파란색 펜을 찾았다. 펜은 뚜껑 없이 모래알 사이로 툭 떨어졌다.

?’

하얗게 보였다. 물에 젖어서 그런 건지 처음부터 그랬는지 알 수 없었다. 종이는 조금 더 마르면 바스러질 것 같았다. 흔들리는 손 위에 종이를 뭉쳤다. 그리곤 아빠가 억지로 떼어놓을 때까지 미동도 하지 않고 꼭 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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