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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꽃의 계절 6월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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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6회 작성일 21-06-23 06:48

본문

밤꽃의 계절 6월이 오면

                                      

                                                          함동진

     6월은 밤꽃의 계절이다. 밤나무는 시골 어디를 가나 산언저리 동네주위 개천이나 강가에 많이 심겨져있다.

 유실수로서 지방 곳곳에 밤나무 단지를 조성하여 6월이면 절정인 밤꽃의 자욱함은 안개가 서린 듯 장관이다.

 구수하다고나할까? 이상야릇한 밤꽃의 향이 코끝을 간지르는 계절은 고향을 생각케 하는 특유의 냄새이다.

 어떤 이들은 밤꽃의 향을 남성이 발정하는 냄새라고도 한다.

 남성이 발정을 한다함은 생식을 위한 단계가 아닌가. 생식은 곧 인간의 고향이다.

 그러기에 밤꽃의 향기는 맡을수록 향수에 빠지게 하는 은근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나의 고향, 순천 외서의 선산인 넓다란 안산에는 밤나무 단지가 무성하다

. 너무나 넓은 밤나무단지인지라 해충방제를 할라치면 살충제를 헬리콥터로 공중살포 하여야한다.

 농촌계몽가이신 나의 조부께서는 일찍이 1930년대부터 우량종 또는 개량종의 밤나무를 손수 접목번식하여 단지를 일구어 왔다.

 조부께서 타계하신 이후 숙부께서 이어받아 경영하신다

. 밤은 영양가가 높은 열매로 산골의 아이들에게는 좋은 간식거리이며 농촌에는 농가소득의 효자수(孝子樹)가 된다.

    6, 밤꽃의 계절이 오면 고향생각은 물론이려니와 조부님 생각이 간절하다.

 항상 객지에 머물러 살던 나는 8.15 해방 무렵과 6.25전쟁 피란 중 약 23년 정도(47세 때 잠간씩과 11세 때) 짧은 기간이나마 조부님 슬하에 머문 적이 있다.

 조부님은 나를 장손이라고 많은 관심으로 엄하게 훈육하시려고 애를 쓰셨다.

 조부님 댁에는 사랑채와 칙간채를 사이에 두고 대문을 달아놓았는데, 대문 안쪽의 칙간은 가족용이고, 대문 밖쪽의 칙간은 손님이나 길손들의 용도였다.

 1950년 겨울 어느 날 대문 밖쪽의 칙간문 기둥모서리에 기대어 개머리판 닮은 밤나무토막을 들고 총을 겨누는 시늉을 하며 , , 소리를 질렀더니 마침 용변을 보시던 조부님께서 청천벽력의 고함과 함께 그만두라고 외치시더니 집 울타리의 낭창한 개나리 가지를 손주 손으로 직접 꺾어가지고 사랑방으로 당장 오라고 호통치셨다.

 여느 때에나 마찬가지로 나에게 잘못된 행실의 벌칙인 종아리 걷어올리고 목침 위에 올라서서 회초리 맞기 벌이 시작되었다.

 나는 어찌나 고집이 세었던지 엄살도 없이 잘못하였다고 빌지도 않으니 매맞기 시간이 길어졌다.

 종아리는 뱀이 휘어 감듯 피멍줄기가 수없이 많은 가닥으로 얽혀 있었다.

    조부님께서는 구한말(舊韓末) 의병에 가담하시어 치열한 전투에서 수많은 왜병들을 사살하였고, 수많은 의병들 역시 왜병들의 총칼에 의해 전사 희생되는 것을 보셨기에, 총으로 사람 죽이는 짓은 인간으로서 참아 못할 행위임에 치를 떠시는 것이었다. 

  적군이든 아군이든 생명의 존귀함을 아셨기에 총 쏘는 흉내가 가없이 가슴 떨리는 죄악으로 보이셨기 때문이었으리라.

    나의 조부(송암 함봉표)께서는 인간생명의 존엄성이 무너지는 6.25 전쟁 중에 아래의 시를 남기셨다.

 

존폐와 합분이 각기 때가 있는 것이니

앞으로의 길흉을 어찌 알리요.

산간 폐옥은 밥지은 연기 끊어지고

야외의 벽촌에 사람, 개도 드물다.

남을 해친 너희 무리 빨리 가거라.

백성 건질 우리 님 언제 오려나

동서(우익과 좌익)에서 공작하느라 쉬는 땅이 없으니

언제나 벼개 높이고 편한 잠을 자리요.

 

 

[ 世感 ]

    

存廢合分各有時         존폐합분각유시

到頭吉凶豈人知         도두길흉기인지

山間廢屋炊烟絶         산간폐옥취연절

野外僻村人犬稀         야외벽촌인견희

害物爾徒去亦速         해물이도거역속

濟民我后來何遲         제민아후래하지

東西工作無休地         동서공작무휴지

何日安眠高枕支         하일안면고침지

            (松庵 咸鳳表의 시 世感<이 세상은 -6.25를 겪으며> 전문)

    

    그렇다. 인간의 생명은 참으로 존귀하고 고귀한 것이다

산간벽촌까지 인적이 끊일 정도로 인명이 살상된 6.25 전쟁은 참으로 끔직하지 않은가.

 고향을 생각케 하는 밤꽃의 계절 6월에는 현충일이 있고 6.25전쟁기념일이 있다.

 이 두 기념일이 인간의 목숨이 희생된 것과 관련된 기념일이기에 그 날이 오면 심정이 더욱 숙연해진다.

 

   감당 못할 6.25 남침전쟁을 일으킨 북괴 인민군은 군수물자조달이 여유치 않아, 주둔 현지 마을의 주민들로부터 흰옷을 징발하여 밤나무를 잘게 잘라 가마에 넣고 삶아 물을 들여 군복으로 삼았다.

 필자의 서울로 부터의 피난지였으며 고향이기도한 전남 순천시 외서면 장산리의 우리집 밤나무 숲에서 자행됨을 직접 목격한 일이었다.

  지금도 고향에 들르면 조부님의 산소와 밤나무를 번갈아 쓰다듬으며 조부님을 회상한다.

 가을이면 사촌이 형님 맛보라고 햇밤 한 박스를 택배로 부쳐온다.

 이웃과 함께 나누어 먹으며 내가 태어난 흙에서 난 밤이 제일 맛있다고 고향 자랑을 한다.

 

  

     선영에 올라

     할배 묘소 앞에 무릎을 꿇고

     더디게 찾아 뵙는 참회의 묵념을 드린다.

     네 살 적 할배 수염 끄들어 잡으면

     네 이놈! 하시곤

     머리 쓰다듬던 할배.

     저만치 밤나무 한 그루

     할배의 혼이 배었나

     엣다, 또 끄들어 보아라

 

     6.25의 포성이 환청으로 다시 들리는 날

     밤꽃은 할배의 수염이 되어

     머리 위서 하늘거린다.

              (1994. 10. 1. 작 졸시 <밤꽃과 6.25>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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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 https://t1.daumcdn.net/cfile/blog/2747103856FA837611>

2010.06.20   131   도고세계꽃박람회장에서          사진/함동진


     다시 밤꽃의 계절 6월이 왔다. 6월은 밤꽃으로 고향을 생각케도 하지만 나라 위해 목숨 바친 숭고한 순국영령들과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으로 얼룩진 6.25 전쟁을 잊을 수 없게 하는 계절이기도하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지붕 위로 굉음을 지르고 지나가는 비행기소리에 등줄기가 오싹해진다.

 생사를 건 6.25 전쟁 피난 중 폭격기의 공습에 놀란 가슴이 지금도 가시지 않고 뛰고 있기 때문이다.

 그 뿐이랴 푸른 하늘 흰 구름 사이로 비행기가 벗어 나와도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지금 내가 살아있는 목숨은 거저 얻어 지니고 있는 목숨이 아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남북교류는 그런 의미에서 무조건이 아니라 신중을 기하면 좋겠다.

    밤꽃의 계절에 고향과 조부를 생각하며, 개나리회초리의 엄하신 훈육의 덕으로 사람됨으로 인간답게 살고 있는 지금이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

2001. 6. 6.

깊은산골(長山)

함동진

http://hamdongjin.kll.co.kr/  

http://cafe.daum.net/ham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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