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힘든 사람은 없을거야 > 시조

나에겐 잊고싶은 과거가 있어
너무 끔찍해서 기억을 잘라내고 싶어
괴로워서 오늘도 밤을 지새워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어
남들의 위로는 마음에 와닿지도 않아
아무리 애써도 현실은 나아지지 않아
변화를 주는게 나에겐 너무 버거워
이젠 뭘 해도 재미가 없어
그래! 나보다 힘든 사람은 없을거야

내가 좋아했던 건 뭐였지
내가 사랑했던 건 뭐였지
내가 되고 싶었던 건 뭐였지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뭐였지
난 누군가에게 어떤 의미가 있지
이 커다란 우주에서 나라는 존재가 과연 어떤 가치가 있을까

밖은 여전히 추워
사람들은 힘든 나한테 관심도 없어보여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러 가기로 했어
그래도 친구 만나는데 말끔히 차려 입었어
친구를 만나니 잘 사는 것 같아보였어
역시 나만 혼자 힘든 것 같아
고깃집 가서 소주 몇 잔하고
서로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얘기하는데
친구도 많이 힘든가봐
어쩌면 나만큼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도, 나보다 힘든 사람은 없을거야

하지만, 나보다 덜 힘든 사람도 없을거야
우리들은 모두 힘든가봐
그러나 남들에게 힘든 걸 들키고 싶지 않아서
모두들 힘든 걸 숨기려해서
그래서 다들 괜찮아 보였나봐

추천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