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조) // 셔? / 오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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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994회 작성일 15-09-15 07:16본문
셔?
- 오승철
솥뚜껑 손잡이
같네
오름 위에 돋은 무덤
노루귀 너도바람꽃 얼음새꽃 까치무릇
솥뚜껑 여닫는 사이 쇳물 끓는 봄이 오네
그런 봄 그런 오후
바람 안
나면 사람이랴
장다리꽃 담 넘어 수작하는 어느
올레
지나다 바람결에도 슬쩍 한 번
묻는 말
"셔?"
그러네,
제주에선 소리보다 바람이 빨라
"안에 계셔?" 그 말조차 다 흘리고
지워져
마지막 겨우 당도한
고백 같은
그
말
"셔?"
댓글목록
무의(無疑)님의 댓글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벌어별곡
설령
하늘에 건 맹세는 아닐지라도
가자, ‘이별의 골짝’ 억새물결 터지기 전
아리랑 첫 대목 끌고
거기 가서 헤어지자
기차마저 그냥 가는 타관객리 정선선
기다림은 다 해도 간이역은 남아 있다
한때의 섰다판처럼
거덜 난 민둥산아
곤드레 막걸리 한 잔
콧등치기국수 훌훌
떠밀리고 떠밀린 아우라지 구절리
단판에 이별을 건다
암세포 같은 그리움아
- 오승철
강경우님의 댓글
강경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승철 님, 대단한 시조 시인입니다.
셔?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주 사람이지만 말로 들을 땐 얼른 알아듣는데, 글로 보면
얼른 감이 안 잡힐 때가 있습니다.
친구집에 방문했을 때, 문밖에서
'셔!'
합니다. '집에 있느냐?' 제주어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말의 형태소 및 음절수를 되도록 줄입니다.
밥 먹언?(밥 먹었느냐?)
강 봥 와!(가서 보고 와라.)
놀 불엉 바당이 대싸져도 오몽허곡(태풍 불어 바다가 뒤집어져도 움직여야 하고)
자연환경 탓일 겁니다. 바람과 파도소리에 말이 잘 들릴리가 없지요. 그러다보니 자꾸 줄이게 됩니다. 소통을 위해서요)
무의(無疑)님의 댓글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이쿠,
선생님 다녀가셨네요.
요즘 몸보다 마음이 바빠, 이제야 봤습니다.
'소리보다 바람이 빨라'를 읽었지만
자연환경과 연결하지는 못했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