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머리칼을 자르며 / 천숙녀 > 시조

코로나 19 –머리칼을 자르며 / 천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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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장원엘 갔다 의자에 앉아 거울을 본다

세상풍파에 덕지덕지 묻은 욕심이 나를 보고 있다

뿌린 물

미세한 감촉이

이슬방울처럼 신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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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사의 신중하고 능숙한 가위질은

편안한 상념 속으로 잠시여행 떠나는 일

한 올의 실낱 길에도 긴 사연을 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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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손질 끝났다 귀를 드러낸 쇼 커트

잡초처럼 무성하고 끈질겼던 욕심덩이

잘려진

머리칼에 엉켜

저희들끼리 밟고 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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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달라붙지 못하도록 발끝에 주는 힘

단정한 모습으로 거울 속에 서성이는

배시시 웃던 웃음소리 파문으로 퍼지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