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똬리를 틀고 / 천숙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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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독도사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54회 작성일 22-03-17 08:08

본문

똬리를 틀고 / 천숙녀

 

 

밟혀야 살아나는 푸른 피가 도는 보리

 

내 안의 수분 들은 스스로 지켜내며

 

벌판에 누워 꿈꾸며 잎 잎마다 물들였다

 

생을 잡고 버티던 몸 발끝이 아려오고

 

넘어져 깨진 무릎은 오늘도 피멍이다

 

납작이 엎드렸다고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베이지 않고서 는 쓰린 아픔 누가 알까

 

꼭꼭 숨어 숨죽이고 있는 딱정 벌레 한 마리

 

땅 심에 똬리를 틀고 박음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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