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조) // 염전 - 장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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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843회 작성일 15-08-14 11:26본문
염전
가만히 받아든 건 물과 햇빛 바람이다
노동의 몸짓으로 맺힌 살을 풀어내듯
허공을 가르는 삽질
서슬이 시퍼렇다
햇살에 여물다가 해풍과 헝클리고
부딪히고 깨어지며
서릿발로 일어서는
질펀한 생명의 제의
쓸쓸한 신앙이다
댓글목록
무의(無疑)님의 댓글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추 한 알
-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 질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 일게다.
저게 저 혼자 둥글어 질리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
소나기
- 장석주
구름은 만삭이다.
양수가 터진다.
흰 접시 수만 개가 산산이 박살난다.
하늘이 천둥 놓친 뒤
낯색이 파래진다.
.........................
파리
- 장석주
비굴했다,
평생을
손발 빌며 살았다.
빌어서 삶을 구하느라
지문이 다 닳았다.
끝끝내 벗지 못하는
이 남루!
책벌레정민기님의 댓글
책벌레정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음에 위로가 됩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