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 편지·일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편지·일기

  • HOME
  • 창작의 향기
  • 편지·일기

☞ 舊. 편지/일기    ♨ 맞춤법검사기

  

▷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봄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53회 작성일 22-04-12 12:47

본문

동백이 어느 집 딸 아이가 십년 공부 하면서  

펑펑 터졌을 코피를 닦은 휴지 뭉치처럼 떨어지는데

그믐밤, 달빛을 물어 뜯는 개거품처럼 거리 거리에

부글부글 피어오르는 꽃을 사쿠라라고 부르고 싶은 밤이다.


그 아비는 재작년 겨울 폭설에 부러져 설해목이 되었다 하나

설해목을 말려서 장작을 지피면 아궁이에 불이 잘 붙는다하니

훗날 아랫묵에 앉을 때마다 그 이름 기리겠지만

기계톱으로 밑동을 켠 나무처럼 쓰러진 아내와 

사방 팔방 36방에 쳐놓은 거미줄에 걸려든 딸아이만 애꿋다


사쿠라라는 것이 본디 푸른 잎을 모르고 덥석 꽃을 피우다

채 봄이 무르익기도 전에 조락하는 꽃인데

피떡처럼 검은 버찌를 품기 위해 마지 못해 잎을 두더니

푸른 잎 아래 하루도 머리 두기 싫다며

이내 비늘이 다 떨어지고 뱀이 될 용처럼 남의 굴을 가로채고는

실눈을 뜨고 살모의 꿈을 꾸는 밤이다.


귀가 시들어 햇빛을 들을 수 없는 누런 잡초들이

햇빛을 향해 떡잎을 여는 파릇파릇한 새잎들을 가리고

바람이 불면 서걱서걱 잎마른 소리를 내며

진실이 내는 생명의 소리를 가려도

마른 땅에 피를 뿌려주려고 오월은 어김없이 오는 법,


아직 4월이 다 가기전에 이미 부서져서 흩어지고 있는

색바랜 꽃이여!

사쿠라가 분분히 지고 있는 봄밤이여!









추천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271건 1 페이지
편지·일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271 바람과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0 3 08-14
4270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3 10-31
4269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3 01-06
4268 왓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0 2 07-15
4267
피부 미용법 댓글+ 1
왓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3 2 07-31
426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6 2 08-26
4265
그령 그령 댓글+ 1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 2 01-14
4264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2 03-23
4263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2 03-26
4262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 2 04-25
4261
엄마 생각 댓글+ 2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2 04-29
4260 우주의세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 2 04-01
4259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2 10-31
4258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2 11-25
4257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2 11-26
4256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2 11-28
4255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2 12-20
4254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2 12-30
4253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6 2 01-02
4252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2 01-03
4251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2 01-05
4250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2 01-07
4249 우주의세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2 01-17
4248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2 01-18
4247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2 01-19
열람중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4 2 04-12
4245 이동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2 05-03
4244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2 05-29
4243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2 09-23
424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4 1 07-0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