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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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방은 혼자 문을 열고 있다 나방은 우울하다 나방은 잘 잊어버린다 또 금방 선명하다 중얼거리는 나방에 푸른 잎은 앉았다가 비극적인 침을 뱉는다 어느새 두려움 같은 것은 바닥에 놓으며 달콤한 풍경에 젖는다 부어터진 입술을 보면서 더러운 장르에 손뼉을 치고 끈적거리는 지하실을 이고 더듬이를 흔든다 텅 빈 포대기처럼 구석진 자리에 끼어있다가 새롭게 단장한 날갯짓에 거리는 금세 촛불처럼 타오른다 주전자는 끓어오르고 깔때기에 얹은 백색 거름종이가 뒤엉키는 나방, 다시 또 고요한 운명과 만남에서 새콤한 맛에 한 필적 남기는 나방, 정치는 개똥 같고 정향은 바람 같아서 이 없는 나방이여 뼛속 깊이 감추어버린 내성을 찢어발기고 뚝뚝 떨어뜨리는 경악을 담아 검게 내밀어 보아라 나방, 나방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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