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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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이**
돈은 도둑맞았고 헛것이 자꾸 보인다. 침대 밑에 요래 찔러놨는데 고걸 어느 년이 쏙 빼가져 간 모양이라, 암만 찾아도 없어, 고고 참. 그게 그렇게 없어질 줄이야, 동걸아 나 치매 아이데이, 돈 벌어 봐도 다 소용없니라 쓸 때도 없는 돈
엊저녁에는 동걸이 니가 와가 요래 앉아 있더라꼬 아이구머니, 이 밤 중에 니가 웬일로, 하다가 니는 가고 뭐시고 가 어마이 하고 어떤 기집년이 왔는 모양이라, 내 젙에 앉아 있더라꼬, 그러더니 오늘 어떤 년이 왔어, 오후에
둘이나 올라꼬 둘이 빗든 모양이라,
영천 일을 끝내고 오후 늦게서야 집에 갈 수 있었다. 오후, 사회복지사께서 다녀갔나 보다. 어머니는 전에 군에서 나온 ‘성숙’ 씨 얘기를 한다. 성숙이 가 보다 몬 해, 추즙고 그래도 가라도 이슨 얘기는 되더라꼬,
어제 가져다 놓고 무치지 못해 그냥 놓아두고 온 톳나물, 사회복지사께서 무침회 해두었다. 어머니는 오징어 국 국물만 드셨고 밥은 제대로 드시지는 못한 것으로 보였다. 다시 뭇국을 끓였는데 방에서는 안 드시겠다며 고함을 지르시고, 다 끓인 뭇국 국물 몇 숟가락 입에 갖다 대니, 이것도 안 드시려고 악을 쓰시다가 겨우 입에 되었는데 맛이 있었든지 가져오라 하신다. 국물 드시다가 밥 조금 놓아달라고 해서 한술 뜨게 했다. 그 옆에 앉아 나도 조금 먹었다.
소변을 보고 싶다고 해서 화장실까지 모시려고 팔을 부축하여 일바시었는데 오줌이 샜나 보다. 어머니는 이쯤 해서 한마디 하셨다. 이렇게 일어나기만 하면 오줌이 새, 차마 다행으로 팬티 기저귀 착용하였기에 이부자리까지는 적시지 않았다. 화장실 용변을 보고 팬티 기저귀를 갈아 입혔는데 벗은 기저귀가 흥건해서 무게가 만만치 않았다. 이걸 둘둘 말아 버리려고 하는데, 또 고함을 지르려는 찰나, 엄마 이거 입으면 살 부르터서 안 좋아, 하니까 그제야 이해가 되셨는지 조용히 화장실에서 나올 수 있었다.
방을 닦고 설거지를 하고 밤새 추우실까 보일러를 조절하며 두었더니, 어머니는 호통을 치시며, 그것도 모자라 마치 분을 이기지 못한 음성으로 고함을 지르셨다. ‘아~~~~’ 내가 조절해놨는데 왜 자꾸 만지노? ‘아~~~~~’ 어머니는 어머니가 아니었다. 이때 너무 무서웠다. 내일 아침, 커피 강좌가 있어 들리지 못한다고 말씀드렸더니, 왜 왔느냐며 또 호통을 치며 다시는 오지마라는 둥 죽어도 할 수 없으니 가라며 고함을 또 질렀다.
23.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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