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7年 04月 11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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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7年 04月 11日
비가 조금 내리다가 오후는 내 맑다가 또 흐리다가,
민석이가 이틀째 출근했다. 직원을 뽑았으면 당연히 출근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지만, 요즘은 여러 가지로 불안하다. 조직에서도 마땅한 인물이 필요하지만, 개인도 자기 계발에 흠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민석이는 선임자 없이 일하게 되었다. 아침 커피 타임도 가질 수 없이 점장께서 직접 지도해 가며 일하는 모습을 보았다.
아침 일찍 카페 ‘단오’ 점장 노 씨가 다녀갔다. 노 씨께서 커피 한 잔 샀는데 영업에 관해 상담했다. 노 씨는 천연염색을 한다. 가게는 상대온천 가는 길, 어느 쪽에 있다고 했다. 가게가 차를 여러 대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넓다고 했다. 커피를 한다지만, 찾는 손님이 많이 없어, 신경이 꽤 쓰이는가 보다. 물론 천연염색도 특별히 잘 되는 것도 아니라, 먹거리로 국수를 갖출까 아니면 더 나은 메뉴는 무엇인지 여쭈었다. 먹거리도 좋지만, 천연염색 쪽으로 깊이를 다졌으면 하고 답변했다. 먹거리는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는 일이니, 고객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못할 것이다. 시대는 소비자 문화를 특별히 부각하는 쪽으로 가버렸기 때문에 이에 마케팅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얘기다. 노 씨는 천연 염색 쪽으로 많은 공부를 했다. 남편도 섬유 관련 공장을 운영한다. 요즘 중국과 교역문제가 잘 풀리지 않아 판로가 막혀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집 안에 대학생이 둘이나 있어 돈을 벌어야 할 처지다. 노 씨는 어떻게 하면 마케팅을 잘할 수 있는지 묻기도 했다. 나는 염색은 소비자께 특별히 관심을 불러일으키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노 씨의 말은 뜻밖이었다. 이쪽도 전문가가 많고 관심을 두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전문가가 많고 관심 두는 사람이 많으면 사업은 될 거라 나는 생각한다. 고객관리 하는 방법을 일일이 설명했다. 동호회를 만들고 주중 행사를 만들고 한 번씩 내가 다루는 상품에 대한 특별한 일이 있으면 알리는 방법을 얘기했더니 뭔가 숨통이 트였던가 보다. 아침 한 시간 이상 자리 앉아 커피 마시다가 갔다.
한학촌과 사동점에 커피 배송 다녀왔다.
오후, 서울에서 책이 내려왔다. ‘카페 확성기 2’를 받았다. 책을 자주 내니, 이제는 내 책이 언제 내려오는지도 모르고 받았다. 다른 일에 신경 쓰다가 받으니 조금 놀랐다.
책 몇 권은 서명해서 지인 몇 분에게 전달했으며 조감도 직원에게도 한 권씩 전달했다.
저녁, 맏이 준이랑 라면을 끓여 먹었다. 준아 라면 몇 개, 먹을래? 아빠는요? 난 한 개, 그러면 다섯 개 끓이세요. 참! 라면을 다섯 개씩이나, 끓여놓고 함께 먹었다. 라면은 결코 많은 양이 아니었다.
아침에 상담했던 노 씨를 생각한다. 요즘은 무엇을 해도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없다. 전문가와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차이는 꾸준히 하느냐 아니면 그냥 전문가인 척하면서 보느냐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전문을 더 평가하는 시대다. 이번에 나온 책을 보며 나는 또 생각한다. 정말 죄스럽고 미안하고 뭐라 말을 해도 용서하기 힘든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마음이 안 들도록 더 노력하고 더 집중하며 더 나은 세계로 도전하는 자세를 갖춰야겠다는 생각뿐이다. 그래 이왕 나선 길,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도전하는 마음을 갖는다.
나는 할 수 있다.
자정 지게차가 들어 올린 팔레트는 트럭에 싣고 / 鵲巢
자정, 트럭이 오면 두 칼날을 잡은 손잡이처럼
한 치 틈 생기지 않게 받들자,
일 년 열두 달 심은 곡식들
흠 생기지 않게 온전히 들어 습한 창고에 넣어두자,
한 상자씩 고이 뜯어 밥을 지을 때
정갈한 소금처럼 그 하루를 곱게 씹어보자.
삐융삐융 거리며 뒤를 보면서
두 개의 잣대로 한 점을 낚는 무언의 칼 극을
저속 주행은 받든 형량 고스란히 잡는 일,
칼 날 깊이 넣는 것도 높이 들어 올리는 것도
이상과 현실의 격차를 줄이는 일,
지게차가 오늘도 자정 넘도록 삐융삐융 거린다.
랩 둘둘 말은 팔레트, 신용장 개설한 은행처럼,
트럭은 국경을 달리면서
도착한 두 칼날 받들며 손잡이처럼 악수하고
마른 창고를 잊으며 다시 생기 북돋는 일
정갈한 소금처럼 그 하루 곱씹는 일,
자정 지게차가 들어 올린 팔레트는 트럭에 싣자.
염색 / 鵲巢
염색은 하늘에 띄운 얼룩, 철봉처럼 운동장 밟으며 걷는 길, 가냘픈 몸에 가벼운 옷으로 충혈된 눈동자, 어느 숲속에서 길 잃은 것처럼 햇볕이 내리쬐어도 햇빛을 보지 못하는 오래된 발자국
도시에서 제법 떨어진 외딴 지역의 민가, 어쩌다가 한 번 보고 스쳐 지나가더라도 얼핏 생각하면 내가 봤을까 할 정도의 난로, 색은 그렇게 옅은 빛깔로
단오장, 창포 뿌리를 잘라 비녀 삼아 머리에 꽂은 것처럼
붉은 연지가 壽(수)자와 福(복)자로 정처 없는 풍경을 만들 듯 솟구친 마음이라면, 현수막은 미처 닿지 못하는 손까지 색으로 바라지
도포는 여러 번 훑이기를 하여 날 방염 기술로 침염하듯, 세상 오방색 깃든 양기가 재액과 귀신을 물리칠 수 있다면, 숲은 햇빛에 점점 드러나겠지, 찌푸린 눈썹은 구름 없는 맑은 창을 보듯 쪽빛 하늘 그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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