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7年 04月 19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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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7年 04月 19日
맑았다.
조회 때, 연금에 관해 얘기 나누었다. 마침 모 거래처에서 전화가 와서 이 집 주인장 부부는 모두 공무원 출신이라 연금만 500여만 원이나 된다며 얘기가 나왔다. 개인 사업자는 이에 비하면 노후대책은 암울하기만 하다. 다음 달 소득신고도 있고 해서 또 궁금하기도 하여 연금관리공단에 전화했다. 내 소득은 얼마나 잡혔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놀랍게도 관리직원의 말은 소득이 잡히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우습기도 하고 사업장이 셋이나 있고 매출이 그나마 올라오는 카페 조감도도 운영한다고 했더니 ‘아 선생님 잠시만요, 자료가 안 달려와서요.’ 하더니만, 작년 9월부터 월 25,200원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득은 없다고 다시 강조한다. 그럴 만도 하겠지, 소득이 잡히면 그게 우스운 거지, 매출 꼴랑 몇 백에 직원은 셋, 그나마 매출 오르는 조감도도 직원은 다섯이나 여섯, 아르바이트까지 달라붙어 있지 않은가! 참 세상사 비관적이다. 며칠 전에는 그나마 아르바이트로 쓰는 직원도 국민연금을 추징하겠다고 통보까지 왔으니, 뭐라 할 말이 없다.
커피 인생 20년 걸었지만, 커피에게는 미안한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은 돈이 되지 않는 커피사업 왜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하지만, 정녕 커피 안하면 뭐하는가? 커피를 정리하고 무엇을 한다는 것도 위험부담이 크다. 왜 커피 쪽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려왔을까?
저녁, 대통령 후보 TV토론을 보았다. 그 어떤 후보도 마음에 들지가 않았다. 정책과 재원 마련에 대한 문제는 더 암담하기만 하다. 세수증대를 한다는 말에 무엇을 얼마나 더 짜내겠다는 말인가?
오후, 본부에서 책 읽으며 보냈다. 아래였다. 경산문협 회장님께 근래 쓴 ‘카페확성기 1,2’보낸 일 있다. 회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몇 쪽 읽었다만, 글이 꽤 좋아 전화했다는 것이다. 이 두꺼운 책을 언제 그렇게 썼느냐며 과찬의 말씀을 이었다. 내심 부끄럽기도 하고 좀 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었음을 더 느낀다.
창비에서 낸 시집이다. 모 씨의 시집을 모두 읽었다. 시집이야 잘 되든 못 되든, 모두 글이다. 오늘 읽은 시집은 꽤 괜찮았다. 기분이 매우 좋다.
가뜩이나 경기도 좋지 않은데다가 주식시장까지 좋지 못하면, 하루 영업은 영 부진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꽤 많이 팔았다는 소식과 삼성전자는 꽤 떨어졌다. 이 일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카페는 어제오늘 꽤 조용했다. 하루 백여만 원 지출이 발생하는 카페조감도 하루 백여만 원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하루가 영업이 좀 못 되면 그다음은 만회되기도 했다. 연일 영업은 부진하여 마음은 또 꽤 불안하기만 하다.
자국은 국자로 / 鵲巢
자국은 국자로 남겼다 울대가 미처 오르지 못해 꾹꾹 누른 표정이다 국자는 안전모도 끼지 않고 있는 그대로 내보였다
간유리 없는 대중, 가슴을 잡고 말 없는 다리 잇는다 이어 놓는다
맑은 눈, 어쩌면 우울한 눈, 거저 지나치다가 이게 뭐지 하며 들여다보는 눈까지 모두 그럼 그렇지, 그래 그럴 수밖에 없을 거라는 둥,
자국은 빨대처럼 중구난방으로 방을 꿰며 꿰차고 또 흔들며 물어 짓기도 하면서 끝을 향해 치닫는다 어쩌면 이것은 벽을 강력히 밀어내보려는 물소리, 물 깁는 바늘, 한 땀 한 땀 정성껏 푸른 잎처럼 한 입 한 잎씩,
그래 이것은 주어진 일, 보이지 않는 성지를 향해 봉사처럼 기울여보는 일, 어쩌면 국자는 날개가 닿지 않는 벽을 넘어 무지갯빛 동산을 그릴지도 몰라!
천정만 바라보아도 더 나가 또렷한 별빛이라면 국자는 한껏 부푼 신음, 골목마다 죽은 아이가 그 어떤 옷도 입지 않고 그저 바라보는 풍경이면
딸랑딸랑 모금함처럼 자국은 아래 아래로, 국자는 잠자리처럼 위, 위로
점성의 조화, 화조가 날아간다 / 鵲巢
자리에 앉아 있으면 자리는 없고 자리 떠난 화조만 보인다. 화조가 날아가 앉은 병풍은 열두 폭 세상사 깊은 심안으로 바라보는 조감도,
세상은 가려놓은 가림막, 흐름의 마찰을 최소화하려는 점성의 조화 화조가 날아간다.
한쪽 벽이 높으면 다른 한쪽은 낮아 바람에 뜯긴 현수막처럼 화조가 앉았다. 세상은 까마득한 병풍, 답도 없고 닿지도 않는 구름, 한 폭씩 담아보는 화조, 대답 없는 무덤에 어쩌면 소풍처럼 바라본다.
벙어리 같은 입술로 하얀 구름밭에 까맣게 기억을 더듬다가 조화가 되지 않은 악수처럼 늘 경계를 넘나든다.
경계를 지우면서 뜻하지 않은 계절은 계절처럼 단락된 삶, 날개 잃은 눈빛으로 날개를 펼치며 수직 낙하한다.
낙하한 새, 몰골법으로 휙 그었다가 구륵법으로 걸쳐놓기도 한 화조, 세상은 산이며 바다며 깊은 골짜기며 닿지 않는 수평선, 어디를 앉아도 앉을 수 없고 어디에 앉아도 감출 수 없는 화조, 점성은 점성으로 세상 확 펼쳐보는 화조
화조가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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