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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7年 03月 18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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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47회 작성일 17-03-1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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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70318

 

 

     꽤 맑은 날씨였다.

     토요 커피 문화 강좌 개최했다. 얼핏 보아도 이제 우리는 노년층에 들어간다. 이 교육 받으시려고 오신 선생님들이 모두 노년이고 이 강의를 이끄는 내가 이제 노년에 들어간다. 오늘은 로스팅 교육을 했다. 교육 들어가기 전에 이번에 나온 신간을 잠깐 소개했다. 카페 확성기-1, 가배도록 3권을 간략히 설명했다. 몇몇 선생께 이 책을 선물로 드렸다.

     교육 진행 과정에 모 선생께서 상담을 요청했다. 올해 연세가 72세다. 겉보기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남편과는 일찍 사별했다. 그간 남편이 물려준 모 상가, 스포츠용품 가게를 했다. 지금은 일은 하시지는 않지만, 하루가 무료해서 커피 일을 시작하려고 한다. 선생께서는 이 나이에 일해도 되는지?’ 물으신다. 나는 거동하는 데 무리가 있거나 불편한 게 있으신지 물었다. 전혀 그렇지도 않다. 커피 일이 실버에 잘 맞을까 하며 고심하는 듯했다. 선생은 딸 하나와 아들 둘을 가졌는데 딸만 결혼했고 아들은 모두 결혼하지 않았다 한다. 연세가 어머님과 비슷하지만, 아들은 내보다 나이가 더 많았다.

     50대 초쯤 돼 보이는 어떤 남자다. 인쇄 관련업을 한다. 외모는 아주 준수한데다가 잘 생겼다. 말씀을 나눠보니 겸손하고 예의도 꽤 있었다. 인쇄소 일은 아버님 때부터 줄곧 해오던 일이었다. 문제는 이 인쇄 관련 일은 사양 산업이라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비는 고가인데다가 손에 잉크 묻혀가며 하는 일은 3D 업종이라 이 세계에 일하는 젊은 사람은 아예 없다. 현재 일하는 사람으로 60 초반이 가장 젊다고 했다. 그러니 이 일을 어찌 끌고 가겠냐는 것이다. 선생은 떡볶이 사업을 하려고 몇 해 전부터 준비했다. 가맹사업을 진행하려고 많은 것을 준비한 듯 보였다. 커피를 곁들여 하기 위해 교육에 오게 되었다. 선생은 붓도 좀 잡으시는데 앞으로 쓸 상호를 보여주시기까지 했다. ! 근데 붓으로 쓴 글자들이 아주 괜찮았다. 서체 디자이너로 나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 시인과 잠깐 대화 나눴다. 교육 들어가기 전, 시집 한 권을 선물 받았다. 선생은 담양이라 했다. 정부 지원으로 생긴 문학관이 있는데 문인은 이곳에 합숙해서 글을 쓸 수 있는 어떤 장소가 있다며 소개했다. 글도 좋지만, 만약 이 문학관에 들어가게 되면 현업은 완전히 포기해야겠다며 얘기했다. 글이 우선이 아니라 아직은 일이 우선이라 문학관은 거저 좋은 소식으로 들었다. 선생은 문학관도 좋지만, 이곳에 카페 한다면 괜찮을 것 같지 않으냐며 얘기했다.

     교육은 상담 포함해서 1시쯤에 모두 끝났다.

 

     오후, 카페 우드에 다녀왔다. 개점 이래 줄곧 썼던 블랜드기가 심상치 않다. 탄내가 자꾸 난다. AS 받아야 하지만, 오늘은 주말이다. 관련 업계가 모두 쉬는 날이라 월요일쯤 되어야 알 수 있을 거 같다. 이건, 수입물품이라 사무실에 대체할 물품도 없어 주말은 난감하게 됐다. 제품 하나로 2년 이상 썼으니 고장이 날 때도 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도 수리해서 될 일은 아닌 거 같다. 만 몇천 번 정도 쓴 거로 보면 제 몫은 다한 거 같다.

     생두 입고되었다. 아들 준과 찬이가 위층까지 커피 올리고 재는데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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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홍빛() / 鵲巢

 

     詩는 다홍빛이다. 붉다. 여기서 는 온통, 죄다, 거의라는 뜻을 지닌다. 굳이 한자로 바꾸자면 진홍빛眞紅色이다. 짙고 산뜻한 붉은 색, 그 마음이 시다. 그러므로 마음은 붉은 심장으로 대변하기도 해서 이를 진심眞心이라 하고 진심盡心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새벽녘 가로등은 다홍빛이다. 밤새 어둠을 깨뜨리고 해가 뜨기 직전의 가로등은 마음을 다한 것으로 붉을 수밖에 없다. 길 잃은 고양이의 이정표로 거리를 불 밝히며 오로지 하늘 향해 바르게 서 있다. 새벽녘 쓰레기차가 잠시 정차하며 하루 쌓았던 쓰레기 싣고 다음 정거장으로 이동하는 곳도 이 붉은 빛 가로등 아래다. 가로등은 어두운 거리를 밝게 한다. 취업난과 구직난을 해결하며 삶의 희망을 안겨다 주는 최소의 보금자리를 알려준다. 모두 다홍빛 같은 마음이다.

     인생에 해가 뜨는 시점도 그 해가 가라앉는 시점도 다홍빛이다. 어떤 일을 해도 바늘 같은 붉은 마음이 있어야 시작할 수 있다. 열정이 가득해야 하루를 빛내며 그 마음을 불태울 수 있게 된다. 그러니 다홍빛이다. 하루가 쌓여 한해가 다 가고 한 인생이 다할 때 늦가을 붉은 홍시 하나 맺듯 해는 가라앉는다. 다홍빛이다. 붉은 해 그리며 우리는 바라본다. 세상은 한 송이 꽃이다. 씨앗 같은 시가 온전히 남아 세상은 더욱 아름답다.

 

 

     물수건 / 鵲巢

 

     백지 위에다가 바람을 놓고 고무줄로 묶어 놓은 일 있다. 고양이가 제 보금자리에 웅크리며 때를 기다리며 있는 일은 서글프기까지 하다. 본부 거친 문을 밀며 나서는 것은 어두운 밤만의 일이다. 달빛 없는 거리를 슬리퍼 신고 가다가 멈춘 마트 앞에서 주머니 확인하고 다시 들어가는 것은 목이 말랐다. 여럿이 들어가는 사람이 있고 한 쌍이 들어오고 나가기도 하는 이곳, 수북이 쌓아놓은 라면 봉지와 각종 세면도구, 냉동상품은 밑에서 냉기를 품고, 오늘은 꼭 나가야 할 것은 제일 앞에, 하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마치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이미 지정한 곳에 줄곧 가다가 언뜻 잡고 마는 손길, 계산대는 긋고 거친 문 다시 밀며 나온다. 별빛만 보고 내 서 있는 벚나무를 보고 몇 달 채 놓인 빈 건물 지나간다. 하수관 묻은 보도블록 위 오르막 오른다. 아프가니스탄으로 보이는 구레나룻이 자전거 타며 급히 내려간다. 모래판 파헤친 고양이 지나간다. 가로등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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