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7年 03月 26日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鵲巢日記 17年 03月 26日
종일 흐리고 비가 왔다.
아침에 날씨 꽤 흐렸는데 여유가 있는 분은 오늘처럼 커피 마시기 딱 좋은 날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 아침이라도 몇 분의 손님은 오는 가게지만, 조회 때는 조용했다. 점장 배 선생께서 주차장 위에 며칠 전에 중장비가 왔다가 갔는데 주차장으로 쓸 건지 물었다. 내가 보기에는 주차장은 어려울 듯싶다. 아무래도 나무를 심거나 아니면 문중에서 다른 어떤 용도로 쓰기 위해 다듬어놓은 거 같다.
오전과 점심시간 이후, 본점에 앉아 ‘카페 확성기-2’를 읽고 수정했다. 마지막 수정본이라 크게 손볼 일은 없다만, 혹여나 오타가 있나 싶어 정독했다. 조감도에 자리를 옮겨 마저 읽었는데 오후 7시 지나서야 다 읽을 수 있었다.
오후 5시, 잠깐 조회했다. 어제보다는 손님이 많았다. 마침 조회하려고 준비하는 차에 갑자기 밀려오는 손님으로 조금 바빴다. 잠깐 자리 앉아 노파심 어린 말을 했다. 요 며칠 사이 매출이 조금 떨어져 혹여나 직무에 등한시하지는 않았는지, 손님께 배려가 부족했는지 다시 점검했다. 본부장도 1월에서 3월까지 결산보고를 하지 않아 죄송스럽게 되었음을 양해 구했다. 그간 책 쓰느라 가게에 신경이 좀 덜 간 것은 사실이었다. 이번 달까지는 책에 더 집중해야 해서 모두가 제 일을 신중하였으면 하는 부탁을 드렸다.
저녁, 조감도 직원 효주와 다빈, 부건 군 그리고 조카 병훈이와 함께 먹었다. 햅반을 놓고 먹었다.
오후, 포항 모 카페에서 커피 주문을 받았다. 내일 택배 보내기로 했다. 전에 영천점 운영했던 점장이셨다. 포항에 이전하여 커피 집을 계속하는가 보다.
시마을 동인 형님의 시집이다. 아직 출간하지 않은 듯하다. 시집과 해설을 모두 읽었다. 일이 많아 곧장 읽지를 못했다. 전에 1부와 2부를 읽다가, 오늘 마저 다 읽었다. 인간은 죽음 앞에 미약한 존재일 뿐이며 역시 생명은 유한하다. 죽음에 대한 어떤 묘한 느낌도 갖게 되었다. 마음이 착 가라앉는다.
===================================
무거운 발 / 鵲巢
가로등 없는 도로 위, 몇 조각 파편으로 나뉠지 모를
시속 40마일 혹은 50마일의 속도로 달리는
덤프트럭 같다 어느 것은 과적에 어느 것은 미달에
달려야 하는 덤프트럭, 움푹 팬 길을 달리는 것은
어느 것이나 수수께끼 같아 혼자 마늘 까는 일이다
횡단보도를 잊고 ㄱ자처럼 다리를 잃고 발목 없는 발이
급브레이크 밟는, 별빛이 드러날 때 불빛 밝은 상가는
홈런처럼 자정을 향한다 어미 없는 아이가 달빛처럼
난산만 하는 하루, 무거운 발을 발판에 올려놓고
육기통 엔진 들어내는 일이다 젓가락은 쌍을 이루고
어느 하나가 없는 다리처럼 걸쳐 놓는 일이다
거저 마침표 하나 없이 죽 잇다가 그늘처럼 동태가
다시 열어놓는 하루 온전히 걸을 수 있다면,
비운 밑바닥 짐받이처럼 탁탁 털며 내려놓는 일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