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7年 04月 05日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鵲巢日記 17年 04月 05日
흐리고 비가 왔다. 조감도에서 사동 쪽으로 내려 보면 아파트 공사현장이 보인다. 공사현장 둘레 길에 심은 벚나무가 일제히 꽃을 피웠다.
아침, 부건 군과 다빈이가 출근했다. 커피에 관한 책을 읽는지 물었다. 손님을 대하며 직업으로 기본 소양은 갖춰야 해서 물었다. 부건이는 근래, 내가 지은 책을 거의 다 읽었다며 대답했고 다빈이는 이번 주말에 안 그래도 서점에 가보려고 한다며 대답했다.
점심, 코나 안 사장님 오셨다. 점심을 함께했다. 본점 뒤, 몽짬뽕 집에서 먹었다. 안 사장님은 이 집 짬뽕은 처음 먹어본다. 국물이 꽤 얼큰해서 땀 뻘뻘 흘리며 먹고 있었다. 짬뽕을 먹으면서도 우리는 내내 사업 얘기를 했다. 안 사장은 작년 한 해 법인세만 1억을 냈다. 문제는 로스팅도 이제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얘기뿐이다. 너무 경쟁적이고 저가 브랜드가 유행하다 보니 이에 맞춰 콩을 볶는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도 마지못해 콩은 계속 볶는다. 짬뽕을 먹고 문을 나서면서도 안 사장은 이마와 머리를 한 번 쓸어 넘기며 아! 맵네, 나는 안 사장더러 한마디 했다. 사장님은 그래도 건강체질입니다. 이렇게 땀이라도 나니까요. 전 도무지 땀이 나지 않습니다. 운동도 어지간히 하지 않으면 잘 나지 않아요. 본점에서 우리는 커피 한 잔 마셨다. 안 사장은 이후, 내내 커피를 어떻게 볶으며 가맹점은 어떻게 내야 하며 또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하는 얘기를 줄곧 하다가 2시쯤 공장에 넘어갔다.
안 사장과 대화 나눌 때였다. 압량 조감도 오 씨가 전화했다. ‘본부장님 제빙기가 돌지 않아요.’, 나는 가슴이 또 띈다. 아니 멀쩡한 제빙기가 왜 돌지 않는지 이래저래 물었다. 오 씨는 깔끔 체질이다. 제빙기 더러운 거 보면 못 참는 성질이라 이참에 모두 뜯어놓고 청소했다. 문제는 물 분사기를 바로 꽂아 써야 하지만, 거꾸로 꽂는 바람에 밑에 밸브가 고장이 났다. 안 사장 가시고 곧장 조감도에 가, 어렵게 박혀 있는 제빙기를 끄집어내어 뒷면 덮개를 덜어내고 관련 부품을 뜯고 새것으로 교체했다. 수리 시간이 근 한 시간 가까이 걸렸다.
저녁, 박영규 선생께서 쓰신 ‘대한민국 대통령 실록’을 읽었다. 대한민국 16대 대통령 ‘노무현’을 읽었다. 1946년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상고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부림사건을 계기로 재야운동가의 길을 걸었다. 부림사건이란 부산의 학림사건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명칭이다. 학림은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 있던 학림다방을 가리킨다. 노무현은 김광일, 문재인 등과 함께 부림사건의 변론을 맡아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 1987년 전두환 ‘4.13 호헌조치’를 발표하자 이에 반발한 야당과 제야인사, 시민들은 대통령 직선제를 외치며 6.10항쟁에 나섰고, 마침내 군부정권의 항복 선언으로 불리는 노태우의 ‘6.29 선언’을 이끌어냈다. 6.10항쟁 중에 노무현은 부산국민본부 상임집행위원장을 맡아 항쟁을 진두지휘했다. 이후, 노동자를 위해 국회에 입성하여 청문회 스타가 되었으며 지역감정의 벽에 도전하여 ‘바보’라는 애칭을 얻었다. 이후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이 조직되어 오히려 대통령 당선에 큰 힘이 되었다. 노무현 시대에 주요 사건을 들자면, 대북송금 특검과 햇볕정책의 퇴조를 들 수 있겠다. 이라크 전쟁과 자이툰 부대 파병과 열린우리당 창당 및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이다. 이후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폐지, 과거사진상규명법, 사립학교법, 언론개혁법 등 4대 개혁 입법을 추진했으나 한나라당과 보수 세력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
물은 오르지 않았다. / 鵲巢
물은 오르지 않았다. 거꾸로 뒤집은 철대는 물길을 막았다. 그러니까 철대는 거꾸로 바르게 누웠다. 네모반듯한 방 안에 멍키 스패너처럼 울대만 피어올랐다. 속은 텅텅 비웠다. 가는 사람 오는 사람, 거저 멍하니 섰다가 그냥 지나갔다. 물은 아껴 씁시다. 물은 생명, 분수대가 그리운 마당, 먹구름은 온통 골목길 드리우고 있었다. 또 한 사람이 문을 열고 눈 동그랗게 뜨며 있다가 손은 반쯤 끊은 나뭇가지처럼 빈 쪽 삽만 띄웠다.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수화가 보였고 그 수화를 읽을 수 없었던 어깨는 들썩거리다가 다시 나갔다. 그 사이 껍질 벗고 속은 드러났다. 오래된 곰팡이처럼 호스는 가지런히 흐르고 있었다. 검은 선, 흰 선, 오가는 선, 뻗는 선, 박은 선, 물길 들어가는 혹은 물길 나오는 관과 얽히고설킨 모든 관로, 얼룩처럼 다시 지웠다. 포맷된 기억상실증은 지팡이처럼 물길 틔웠다. 틔운 물길에 언 물이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판을 놓고 우리는 얘기했다. / 鵲巢
앉았다. 마주 앉았다. 판을 놓고 우리는 얘기했다. 이미 안착한 사진 몇 장 확인했다. 밑바닥은 천 원짜리 한 장도 안 되는 잔이 보였다. 봄은 연거푸 봄이었고 개나리처럼 피었다가 새카만 봄이었다. 가방을 울러 맨 아이들은 줄을 이었다. 사막을 횡단하다가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악수했다. 손은 무언극처럼 바빴고 잔은 교복처럼 뚜껑을 안았다. 사막을 보며 우리는 잃은 낙타처럼 파도 같은 능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소뇌 협소증처럼 입술은 자주 끊겼다. 콧잔등에 내려앉은 안경을 다시 끌어올리며 마! 드럼통 몇 번 돌리면 됩니다. 몇 번 돌리면 됩니까? 안은 조용했다. 불에 달군 로스터 허공에서 돌고 있었다. 연일 모여든 군중처럼 콩을 뱉고 있었다. 새카맣게 타고 있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