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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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에 들어있는 돈을 꺼내 쓰듯이
나는 오늘 하루도 내 머릿속 생각들을 꺼내
나의 속내를 계속해서 풍겨내고 있다
이러한 삶은 언제까지 계속 될까
지갑같은 내 머릿속에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다면
얼마나 편할까, 하면서도
조금이라도 비어있으면 휑한 마음.
하루하루 나 자신도 모르게 꺼내들어
휑한 무엇인가를 다른 것으로 대체하려하는
수 많은 동전과 지폐같은 생각들
단 1분 단 1초만이라도
내 지갑이 비어있다면
얼마나 휑하면서도 시원할까
그러한 이질적인 느낌이 낮설어
무언가로 채우려 하는
허기진 무의식
텅 비어 휑해서 추운, 시린, 그 속을 달래려고
내 마음은 무언가를 채우려 한다
그럴수록 더 허기져가는, 고통은 시작되고
슬픔은 끊이지 않는다
더 채워야 한다는 불안감에
채워도 채워도 모자라다는 굶주림에
쓸모없는 것도 많다는 괴로움에
그래도 다 버리면 내 영혼 자체가 시릴 것이라는 공포에
슬픔은 계속 되어나간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놓아버리면
나는 그대로 나 자신을 느낄 수 있을 것이지만
그렇게 될 때 느끼는 이질감에, 그 텅 빈 낮섦에
쉽사리 놓지 못하는 생각들
대부분이 쓸모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마저 버리게 되면 내 안을 채워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감싸주었던 느낌마저 사라지고
허허벌판에 홀로 남아 바람 맞으며 살아갈 것 같아서
도저히 놓아주지 못하는, 겁 때문에
나는 오늘도 어쩔 수없이
내 지갑 속의 내용물들을 꺼내들고 다른 것으로 나를 채워넣는다
이런 쳇바퀴도는 삶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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