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11月 16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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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11月 16日
단풍잎이 눈처럼 내린 그런 날이었다. 하늘 꽤 맑았다.
오전, 사동에서 커피 한 잔 마실 때였다. 그러니까 조회다. 배 선생은 별별 손님 이야기를 하신다. 고급 차 몰며 나이도 많은 손님이 오히려 커피 값을 더 운운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커피 잘 마셨다가도 리필 한 잔 더 요구할 때면 계산대는 리필은 2천 원이라고 친절히 답변 드린다. 그러면 손님께서는 기분이 팍 상한다며 한마디 하는 것이다. 커피 값 얼마 하겠나 하는 그런 마음인 듯하다. 하지만, 엄연히 노동부 산하 각종 규정에 맞는 임금과 국가에 내는 세금은 어느 업체든 피해갈 수는 없다. 그러면 객 단가 낮은 종목인 커피가 경영에 가장 어려운 종목이라는 것은 부유한 사람은 모른다. 단지 마! 한 잔 주면 안 되나 이런 뜻인 것 같다. 그러고 나서 좀 있다가 손님께서 섭섭할까 봐 나중에 차라도 한 잔 더 서비스하면 그때야 마음이 풀린다는 말씀이었다. 그러니 영업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어쩌다가 부유한 사람 이야기 나오다가 대구는 100평대 가까운 아파트가 참 많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렇게 큰 평수는 누가 들어가 사느냐고 나는 반문했다. 그러니 네 식구나 다섯 식구 정도 살지 않겠느냐는 배 선생의 답변이 있었다. 청소는 누가 하며 이 큰 아파트 관리하는 것도 일이겠다며 얘기하니 청소부도 따로 있다는 것이다. 나는 웃었다. 무슨 일 하기에 이런 부동산을 갖출 수 있었을까 나는 그게 더 의문이었다. 하여튼 있긴 있나 보다.
오전, 옥곡점에 들렀다. 차단기 하나가 떨어진다는 전화였다. 현장에 들러 확인하니 개수대 밑 온수기에 누수가 있었다. 제일 처음 온수기 들렸던 곳에 전화했더니 기사는 금방 왔다. 관련 부품을 수리할 수 있는 처지가 못 되니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는 말이다. 점장은 추후 다시 연락하겠다며 기사분을 보냈다. 이왕 온 김에 로고 간판을 교체했다. 전에 중앙병원에서 떼었던 깨끗한 것으로 바꿨다.
칠성시장에 다녀왔다. 유 사장님 만나 뵈었다. 어제 주문한 물품을 차에 실었다. 유 사장님은 대구에서 청도 쪽 팔조령 넘어가는 데 보면 커피 집 괜찮은 곳이 있다며 소개한다. 물론 여러 가지 보라는 뜻에서다. 영업이 꽤 잘 된다는 곳이다. 또 이런 말씀을 하셨다. 돈 벌려면 단타로 홈런 쳐야지 긴 방망이로 홈런을 때릴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일리 있는 말씀이다. 나는 너무나 긴 방망이로 살았다. 하지만, 돈이 전부가 아니잖아! 나 스스로 위안하면서도 인생 끝에서 헛스윙만은 아니길 바란다. 어쩌면 세상은 치고 박고 때리고 도망가듯 달아나는 그런 사람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신은 맑고 좋은 이야기를 들으려 노력하며 미약하지만 아주 조그마한 희망만 품고 사는, 이러한 마음만 가지자! 내 마음이 따뜻하면 세상은 더없이 따뜻하리라!
32. 界
먼지 구덩이 누비며 뛰어다니는 고양이 본다. 책은 본드처럼 무겁다. 털 하나가 나불거린다. 하얗다.
오후 커피 배송 일로 사동과 정평에 다녀왔다.
저녁, 노자 도덕경을 읽었다. 도덕경 39장에 이런 문구가 있다. 귀이천위본貴以賤爲本 고이하위기高以下爲基라는 말이다. 이는 귀함은 천함이 근본이 되며, 높은 것은 아래 것이 기초가 된다는 뜻이다. 지도자가 자신의 위치를 견고히 하려면 반드시 대중, 즉 기층 구성원의 두꺼운 지지를 받아야 한다. 배터리도 5%면 갈아 끼운다는 말은 의미 있는 말이다. 5%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탈리아 경제학자 파레토의 이름을 따, 파레토법칙이라는 말도 있다. 상위 5%의 자본가가 95%의 자본을 가졌다고 해석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왕정 시대가 끝나고 자본주의 시대가 도래한지 불과 몇십 년 되지 않는다. 이 체제는 또 얼마나 오래갈 것인가! 사회 각 지도층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노블이지 오블리지가 절실히 필요하다. 귀한 것은 천한 것이 근본이었다. 처음부터 귀하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어렵고 힘들고 소외된 계층을 살피지 못한다면 그 귀함도 오래가지 못한다. 서민의 삶이야말로 자본가가 생산한 자본재를 소비하며 그 바탕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겠는가? (王侯將相 寧有種乎) 물론 이 말은 사마천의 사기 진섭세가에 나오는 진승이 한 말이다. 중국 최초의 농민 반란이었다. 진의 학정에 견디다 못한 민중봉기였다. 군중의 힘을 누가 막겠는가! 무릇 정치란 이리 어렵다. 서민을 위한 지도자로 나섰지만, 이를 바로잡기는커녕 부정부패와 각종 비리의 온산이면 서민은 무엇을 믿고 일을 하는가! 기업이나 어느 조직 더 나가 사회 각종 단체장의 신분은 귀하다. 이 신분은 어디서 나왔는지 진정 알아야겠다. 공자께 물었다. 무릇 정치란 무엇입니까? 백성이 배부르고(食), 군대가 튼튼하고(兵), 백성이 믿게(信) 하는 것이다. 세 가지 중 어쩔 수 없이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려야 합니까? 무기를 버려야 한다. 남은 둘 중의 하나를 더 버린다면 무엇을 버려야 합니까? 식량을 버려야 한다. 예부터 사람은 누구나 죽게 되지만, 백성들이 믿어주지 않으면 그 나라는 존립하지 못한다. 백성에게 믿음을 잃으면 정치는 설 수가 없다. 이 시대 우리가 뽑은 지도자는 과연 믿음을 부여했던가! 참으로 처참한 현실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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