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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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디 계시나요.
찾지를 못하겠습니다.
당신의 실루엣은 밤하늘 오로라처럼 아른거려서 당신이 존재한다는 것은 알 수 있지만
마치 미로 속에서 출구를 찾아 헤매듯이 당신을 찾아가는 일은 험난합니다.
사실은,
당신을 찾아가고 싶다고 이리저리 배회하지만
당신을 만나면 내 예상과 다를까봐 겁나서
일부러 당신의 실루엣 그림자가 비치는 주변에서 얼쩡대면서
일부로 변죽만 올리고 있습니다.
당신을 만나기를 원하지만,
당신을 어떻게 대해줘야할지 몰라서
내가 당신을 만나서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줄 것 같아서
그리고 당신을 만나도 어찌 될 지 몰라서
그냥 당신의 얼굴도 아닌 그림자만을 먼발치서 느껴가면서
하루하루 한숨을 토하며, 답답한 마음을 잡고 당신에게서 멀어져 갑니다.
당신, 아니, 그대여.
내가 그대를 만나면 어떻게 대해줘야 할까요.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물론 당신을 좋아하기에, 사랑하기에 분명히 당신을 편하게, 웃게 해주고 싶은데
그것이 참으로 어렵네요.
내가 먼저 당신에게 다가가지 않으면 당신은 절대로 먼저 내게 다가오지 않겠죠.
당신도 많은 상처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아, 어린 시절 천방지축 때 아무 걱정 없이 내 기분내키는대로 살았을 때가 훨씬 행복했었죠.
오히려 그때는 이렇게 걱정이나 고민만 하고 있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대여.
내가 그대에게 너무나도 소홀했습니다.
지금도 소홀하지요.
일부러 그러진 않지만, 언제부턴가는 현재의 변화가 두려워 일부러 당신을 피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당신을 만나면 분명히 반갑겠지만, 당신과 대면하여 재회한 뒤에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서 말이죠.
아직 나는 그대, 당신을 만날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내게 시간을 조금만 더 줘요.
내가 나 자신과 그대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을 때까지요.
나는 당신을 완전히 버리지 않았습니다.
아직 용기가 부족해서 다가가지 못할 따름입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용기 말입니다.
무척이나 쉬워보이는데도 무척이나 어렵네요.
당신도 나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내가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할 용기를 주시고
내가 있는 그대로 그대를 사랑할 용기를 주시고
그렇게 하여 모두가 편안해질 수 있는 때가 오기를 말입니다.
나의 자아여. 나의 무의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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