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11月 18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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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11月 18日
흐리고 비가 왔다.
노자 도덕경 57장에는 이러한 문구가 있다. 이정치국以正治國, 이기용병以奇用兵, 이무사취천하以無事取天下다. 이는 바름으로써 나라를 다스리고, 기이함으로써 군사를 쓰며, 일이 없음으로써 천하를 다스린다는 말이다. 나는 일을 하며 바르게 했는지 생각한다. 터무니없는 말로 상대의 마음을 흐리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무사無事, 일이 없음으로써 천하를 본다고 했는데 나는 일기라는 명목으로 너무 많은 말을 쏟았다. 어쩌면 나를 들어내기 위한 어떤 목적성으로 보이지는 않았을까 하는 것도 반성한다.
어제 카페 컨설팅 목적으로 몇 군데 카페를 다녀왔다. 그 전날 나는 너무 놀라운 사실을 알 게 되었다. 대구 모 주방 사장님의 말씀이 언뜻 지나간다. ‘청도 잘 나가는 그 카페 말이야 팔려고 내놓았다고 하더군!’ 이 말을 들었을 때 그럴 만도 하겠다 싶다. 너무 과도한 투자는 은행 돈을 빌리게 되었고 이자는 만만치 않았다. 이는 내부의 엄청난 커피 판매 매출로 이끌어야 하는 부담감을 안겼다. 소비자의 기호는 변한다. 커피가 유행이지만, 마치 한철 메뚜기 떼처럼 변하는 것이 소비심리다. 한철이라고 하지만, 투자금액을 모두 이 한철에 뽑는다면 투자가치는 분명 있다. 하지만, 이 한철에 투자금액을 모두 뽑을 수 있는 종목은 요식업계는 아니라고 본다. 꾸준히 해야 한다. 커피를 꾸준히, 평생 직업으로 삼아야 가능한 일이다. 나는 오랫동안 이 일을 했다. 이 일을 하면서 허울 좋은 커피를 과대 포장하며 상대에게 이야기한 건 아닌지 반성한다. 거기다가 마케팅이라며 책까지 써 알리기까지 했으니 이것은 노자가 말한 무사와도 맞지 않는다. 노이즈다. 얄팍한 기술이다. 하지만, 고객이 알지 못하면 어떻게 영업할 것인가?
오전, 사동 가는 길에 가게가 있다. 고기집으로 새로 개업하는 곳이다. 얼마 전에 교육을 마친 안 씨께 기계와 기타 부자재에 관한 견적서를 사진 찍어 보냈다. 몇 차례 문자가 있었고 통화가 있었다. 기획사에 잠깐 다녀왔다. 본점에 쓸 자료다. 인쇄물 찾아왔다.
이틀씩이나 주문이 없다. 이틀이나 무료하게 보내는 것도 처음이지 싶다. 종일 본부에 있었다. 본부 옆은 카페 건물을 짓는다. 오늘 종일토록 드릴 작업한다. 옹벽 쳐놓은 것이 있는데 이것이 좀 높은지 인부 한 명이 드릴로 뚫고 깨뜨린다. 이 일로 조용한 동네가 소음으로 시끄럽다.
저녁 도덕경 68장을 읽었다. 선위사자불무善爲士者不武, 선전자불노善戰者不怒, 선승적자불여善勝敵者不與, 선용인자위지하善用人者爲之下, 시위불쟁지덕是謂不爭之德, 시위용인지력是謂用人之力, 시위배천是謂配天, 고지극古之極.*
전에 카페 간 노자에서 자세히 풀어두었지만, 여기서는 경영자 처지에서 바라본다. 경영자가 가져야 할 품격이라고 해도 좋겠다. 첫째는 온화해야 한다. 선위사자불무善爲士者不武는 훌륭한 선비는 무공을 쓰지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상대와 폭언과 폭력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둘째는 침착함이다. 선전자불노善戰者不怒는 잘 싸우는 이는 노하지 않는다는 말로 지도자라면 태산이 무너져도 태연한 성품을 지녀야 한다는 말이다. 침착한 자세만으로도 상대와의 대면에서 승리할 수 있다. 셋째는 냉정함이다. 선승적자불여善勝敵者不與는 적을 잘 이기는 자는 더불어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기서 불여不與란 적의 도발에 흔들리거나 끌려 다니지 않는다는 말이다. 여기서 선승적善勝敵은 굳이 적을 두고 해석할 필요는 없다. 내가 바라는 어떤 목표도 대상이 될 수 있다. 가치관이 뚜렷한 경영자는 남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다. 넷째는 겸손함이다. 선용인자위지하善用人者爲之下는 사람을 잘 쓰는 자는 그 아래에 처한다는 뜻이다. 악발토포握髮吐哺라는 명언이 있다. 머리털을 잡고 먹은 것을 토한다는 뜻으로 그만큼 내 집에 오신 손님을 먼저 정중히 맞는다는 뜻이다. 주(周)나라 무왕(武王)의 아우 주공(周公)에서 나온 말이다. 주공은 누가 보아도 신분이 특별하지만, 손님을 맞을 시는 격을 떠나 자신을 낮췄다. 이러한 자세야말로 겸손함이라 하겠다. 나는 노자가 말한 이러한 성품을 지녔던가! 따뜻하고 침착하며 냉정하면서도 겸손한 자세 말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카페를 하고 싶다. 가게를 작게 시작하는 사람도 있으며 처음부터 크게 시작하는 사람도 있다. 카페 일은 손님과의 관계가 더없이 중요하지만, 내부의 직원이나 이로 인해 생기는 일도 많다. 그나마 혼자서 일하는 것은 덜하다. 내 가게가 구멍가게가 아니라면 사람을 써야 한다. 한 명이나 두 명, 혹은 그 이상의 인력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러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카페는 하나의 사회가 된다. 사용자와 노동자와의 대립관계가 형성되고 경영자는 일은 기본이며 더 나가 인사人事와 관련한 일로 바쁘게 보낼 때가 더 많다. 글로 표현하는 것은 또 읽기는 아주 쉽다. 하지만, 이것을 이해하고 실천하며 깨닫는 것은 실전이라 몹시 어려운 일이다. 그나마 책을 읽고 생각을 다지며 가는 것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그 깊이가 남달라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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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해석 필자筆者의 책冊, 카페 간 노자 344p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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