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10月 03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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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10月 03日
대체로 흐렸다. 시월인데도 날은 꿉꿉했다. 나만 그런가 싶어 주위 사람에게 더러 물으니 덥고 습하다 한다. 틀리지 않은 갚다.
오늘 장인어른 만 일흔네 해 생신을 맞았다. 아내는 어제 자정이 넘도록 케익을 만들었다. 하대리 장인어른 댁에서 가족이 모두 모인 가운데 축하했다. 조금 늦게 참석했지만, 케익 절단식 있었고 축하 노래도 있었다. 식사 끝나고 가족이 빙 둘러앉아 농사를 얘기했는데 장인어른 말씀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포도농사, 600여 평에 도지賭只로 나가는 돈이 200, 포도상자 사는데 200, 거름과 기타 비용으로 200이 쓰인다는 말씀이다. 소출은 900만 원 정도 얻는다. 그러니 300여만 원 남기는 남으나 내년 농사를 준비하기 위해 거름과 비료를 아니 살 수는 없는 일이니 그러고 보면 남는 게 없다. 거저 농사로 한 해 노동만 하는 셈이다.
처형은 반곡지에 난전亂廛을 한다. 커피도 팔지만, 촌에서 생산된 호박이나 복숭아나 포도를 가져다 놓고 팔기도 한다. 이웃에 생산된 것도 죄다 가져다 놓고 판다. 언제부턴가 반곡지는 전국 명소가 됐다. 특히 TV 드라마나 연속극에 자주 등장하니 많은 사람이 오기도 하며 유명 출연배우가 오는 날이면 차를 주차할 때 없이 빼곡하다. 반곡지는 언제 설치한 것인지는 모르나 팔각정도 하나 있어 관광객은 이 팔각정에 올라 좀 쉬었다가 가기도 한다. 팔각정에 올라 반곡지 바라보면 연못 전체가 눈에 들어오며 300년 수령의 버드나무도 볼 수 있어 장관壯觀은 따로 없음이다. 아무튼, 이 팔각정 옆에 난전 하나가 있는데 처형이 운영한다. 하루 매출 꽤 된다. 포도를 수확해서 수매되는 것보다 싸게 팔더라도 소비자께 바로 파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수매된다면 3천 원 받기 어렵지만, 소비자께 바로 판다면 적어도 5천 원은 쉽게 거래가 된다. 두 상자 1만 원이면 어느 시장에서 사도 이만한 가격은 어려워 오시는 손님은 모두 사가는 가보다. 어제오늘 모두 합하면 200상자 팔았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
저녁 대평동 카페에 다녀왔다. 지난주 에스프레소 세팅을 했다만, 왼쪽과 오른쪽 물량이 좀 차이가 난다며 전화가 왔다. 현장에 들러 오른쪽만 다시 세팅했다. 지난주는 왼쪽만 했는데 보통 왼쪽 버튼만 세팅하면 오른쪽 버튼은 따르는 일이라 별달리 세팅하지 않아도 되나 여기는 이것이 먹히지 않나 보다. 다시 세팅하여 맞췄다. 그리고 세팅하는 방법을 여기 일하는 장 씨에게 가르쳤다. 장 씨는 오늘 불침번 서듯 밤을 새워야 한다. 아래였던가! 도둑이 들었다. 이제 갓 개업하려고 준비하는 집이다. 안에 뭐가 있을까만, 긴 빠루로 문 하단 부위에 움푹 젖힌 흔적을 남겼다. 나는 이러한 사실이 있었다는 걸 듣고는 무척 놀랐다. 경기 좋지 않아 이러한 일이 생기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안전시스템을 장착하려고 관련회사에 신청은 했다만, 연휴가 끼여 내일이나 되어야 온다고 하니 오늘은 불침번을 아니 설 수 없게 됐다.
본점의 일이다. 교육 끝난 지 오래되었다. 40대 중반 여성으로 남편은 꽤 성공한 사업가였다. 교육 끝나고 실습하였다. 본점에서다. 본점에 일하는 이 씨도 40대 중반 여성으로 가만 생각하니 동갑이다. 한 사람은 본점 직원으로 한 사람은 본점 실습생으로 함께 일하게 되었으니 이것저것 얘기 나누게 되었고 이에 이 씨는 아무래도 자격지심에 마음이 적지 않게 상처를 받은 것 같다. 가정사 일일이 얘기하는 것이 여자라 남편의 사업은 곧 자랑이 아닐까! 이런 일 있고 난 후, 이 씨는 본점을 그만두겠다고 했다. 물론 허리가 안 좋은 것이 먼저다. 꼭 이러한 일로 그만둔다고 얘기하는 것은 석연찮기 때문이다. 남편 일은 남편이고 내 일은 내 일이다만, 꼭 그럴 필요가 있겠나 싶다. 나는 평생 커피 배송으로 일했다. 인지 와서 내가 무엇을 하겠는가! 돈 크게 버는 직종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들 꽤 존경받는 직종도 아니다. 그나마 나의 일을, 단지 격을 높였다면 글이었다. 이 씨가 나간다고 보고한 것은 소홀한 판단이다. 적어도 1년은 해야 그나마 일과 경험을 모두 보상받을 수 있는 시간이라 그렇다. 참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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