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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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내려 놓는다는 것,
마지막 한 잎의 변명 까지 모두 떨구고
그래, 어쩌겠니? 나는 그래, 그래 너의 말이 옳아
난 제대로 된 것 하나도 없어.
어쩌겠니,
이제 겨우 초 가을일 뿐이데
나는 잎을 다 버렸다
한 인간으로서
한 남자로서 나는 더 떨어질 곳도,
더 떨굴 것도 없다
주위를 둘러보면 나 같이 가난한
빈털터리 나무는 한 그루도 없다.
어느 나무도 잎 하나를 더 가져도 더 가졌고
훌룡한 열매를 매달고
각자의 계절에 충실하다.
그들은 그들이 가진 것 만큼,
그들의 훌룡함과 내세울 것이 있는 만큼
나를 낯설고 고독한 나무로 만든다.
그러나 이제 나의 잎은 초록이 아니라 하늘색이다
나의 열매는 별이고 빈 가지에 날아드는 새다
구름이고, 달이고, 나의 벗은, 나의 사랑은 바람이다.
나는 그저 한그루 외로움이다.
차가운 햇빛 속에서
그저 눈부셔서 눈물이 쏟아진다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이는
나의 앙상한 외로움이 황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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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와우~~ 좋군요..
카피스님의 댓글

힘내세요
그리고 파이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