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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9月 07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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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14회 작성일 16-09-0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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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9月 07日

 

 

    맑다가 흐렸다. 저녁 늦게 비가 왔다.

    본부 옆은 나대지다. 근 2년 가까이 재활용 수집 장으로 썼다. 땅 주인은 건물 짓는다며 이 땅을 점거하여 쓰던 모 씨 아저씨께 얼른 비워달라고 독촉했다. 그리고 한 달이 좀 지났나! 포클레인이 먼저 오고 덤프트럭도 따라 왔다. 경사가 꽤 있어 땅을 한 이틀 팠지 싶다. 그리고 목수가 오고 몇 차례 폼 짜더니 레미콘 차가 와서 콘크리트를 부었다. 폼을 벗기니 1층은 대충 윤곽이 나왔다. 오늘은 어떤 아주머니께서 길에 나뒹구는 나무토막을 줍고 청소까지 하기에 분명 주인일 것 같아 가까이 가 물었다. ‘실례합니다. 여기 뭐 짓습니까?’ 했더니, 커피 전문점 들어온다고 했다. 바로 옆이 어느 모 스님께서 운영하시는 카페가 있고 길 바로 건너면 젊은 총각이 하는 카페가 있다. 젊은 총각이 하는 카페는 건물 주인이라 한다. 여기서 몇 보 걷지 않으면 본점이다. 건물이 심상치 않아 물었지만, 역시 카페였다. 1층은 카페고 그 위는 테라스로 꾸미겠다고 했다. 땅은 약 100평가량 되지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은 한 대나 두 대밖에 되지 못한다. 길가라서 될 수 있으면 테이크아웃으로 하면 모를까 20년 가까이 이 동네 살아온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본점도 약 70평대 카페지만, 하루 매출로 보면 벌써 문 닫았다. 하지만, 교육과 홍보 및 로스팅 목적으로 이용하니 그나마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아주머니는 ‘L' 사와 접촉이 있었고 또 ‘P’사와도 접촉이 있었다고 했다. 나의 소개도 했다. 바로 옆 건물을 가리키며 여기 산다고 하니, 조금은 놀라는 눈치였다. 이때 나를 소개한 것은 잘한 것 같다. 이 동네 주민은 20년 가까이 이 땅에다가 쓰레기봉투를 놓아두었다. 아침이면 쓰레기 수거차가 와서 실어갔다. 근데 오늘, 이 땅 바로 앞에 전주를 끼고 모아둔 쓰레기가 하나도 없이 깨끗하다. 바로 앞 건물 주차장 입구에다가 모두 옮겨놓은 것이다. 인사를 안 했더라면 우리 집 화단 앞에 전주에다가 모아 두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커피 전문점이 들어오니 주위가 깨끗해야겠다만, 20년 가까이 이곳에다가 쓰레기봉투를 버렸다. 주민은 또 어떻게 할 것인지? 이 땅 주인은 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한동안 소란스럽겠다.

    저녁 늦게 앞집 건물주인지는 모르겠다. 아까 옮겨놓았던 쓰레기가 제자리로 고스란히 옮겨놓았다. 그리고 앞집 건물 주인으로 보이는 어떤 사람이 아예 의자를, 옮겨놓은 쓰레기더미에 갖다놓고 앉았다. 분리수거를 잘해놓은 쓰레기봉투 더미가 아니라 마구 흩트려진 쓰레기다.

 

    동원이 가게에 다녀왔다. 로스터기를 어떻게 넣을 건지 앞으로 마케팅은 어떻게 진행할 건지 논의했다. 로스팅 기기는 전적으로 본부 부담으로 넣겠다고 했다. 비용은 설치비까지 하면 모두 천여만 원이 들어가겠지만, 한 달 사용료만 10만 원 부담하기로 했다. 물론 매출이 오르면 기곗값을 갚아나가도 되며 하지 않아도 된다. 설령 가게가 문 닫는다 해도 기곗값은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 커피를 직접 볶는다면 이 10만 원이라는 비용은 충분히 뽑고도 남는다. 마케팅은 드립 교실과 라떼 아트 교실을 만들고 구체적인 계획도 짰다. 동원이도 같이 하기로 했다.

    오후, 철공소에 다녀왔다. 동원이 가게에 쓸, 생두 저장할 수 있는 서랍장을 주문 넣었다. 본부로 들어오는 길, 동원이는 안 되겠다며 전화가 왔다. 아버님께서 여기서 더는 투자하기 싫다는 말씀이다. 앞에 계획했던 모든 일을 취소해야만 했다. 커피만 파는 곳은 그리 오래 못 버틴다. 마케팅을 더불어 하는 곳은 그나마 오래간다. 마케팅은 판매와 다르다. 대외적으로 커피를 어떤 방법으로 알릴 것인가 하는 문제는 조그마한 가게를 경영하는 대표라도 고민해야한다. 혹여나 같은 장소가 아니더라도 옮겨가더라도 커피에 대한 비전을 잃지 않고 사업을 다양하게 전개해 나가는 업소를 많이 보아왔다. 동원이가 무척 걱정되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저녁, 숙종과 예종에 관한 글을 읽었다. 숙종은 조선 후기 가장 강력한 군주였다. 당쟁도 많았지만, 이 당쟁을 이용하여 자신의 왕권을 강화하는 데 이용한 군주다. 왕권 강화가 따르면 일례로 나라도 부강하고 민생도 안정되어야 마땅하지만, 숙종 때는 그렇지 못했다. 백성의 삶은 가난과 기근에 피폐했기에 숙종은 유능한 군주라 볼 수 없다.

    이건 숙종과는 크게 관계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민생의 삶을 도탄에 빠뜨린 것은 신분제도에 있다. 사대부는 자신의 권익을 보호받기 위해 이러한 제도개편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성리학이라는 문치주의로 더 강화했다. 이러한 정치적 결과는 한마디로 사대부만 넘쳐나는 국가가 되었다. 이것을 타파하기 위해 그나마 유능한 선비는 북벌을 주장했지만, 조선 후기 어떤 왕도 북벌을 주장하며 실행에 옮기려고 했던 군주는 오래가지 못했다. 내부의 문제를 내부에만 푸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 돌렸다면 조선은 아마 강력한 국가가 되지는 않았을까! 하지만, 숙종은 남인과 서인의 정권교체를 교묘히 이용하여 사대부의 개체만 줄였다.

    예종은 조선 군왕 중 독살설에 오른 몇 안 되는 군주다. 태종은 정치적으로 위험이 있다 싶은 공신 집단을 해체하여 깨끗한 조정을 세종에게 물려주었다. 이러한 정치 바탕에 세종은 성군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세조는 그럴만한 명분도 없었으며 명분 없는 권력은 공신의 등에 업어야만 했다. 강한 공신의 조정은 고스란히 예종에게 물려 줄 수밖에 없었다. 예종은 왕권에 대항하는 강력한 공신 집단을 해체하기 시작한다. 예종과 공신 집단 간의 갈등은 예종의 급서로 해소되고 구체제로 회귀했다.

 

    현대에 사는 우리는 왕조 국가나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산다. 직장에서나 사회에서나 하물며 가정만 보더라도 위계질서에 맞춰 산다. 내가 뜻하는 바를 추구하려면 안정적인 바탕을 이루는 것이 먼저다. 공자께서도 이런 말씀을 하셨다. 수기이경修己以敬, 수기이안인修己以安人, 수기이안백성修己以安百姓이라 했다. 나를 닦음으로써 경에 이르고 나를 닦음으로써 다른 사람을 편안하게 하고 나를 닦음으로써 백성을 편안케 한다. 자기 수양이 먼저다. 바탕을 이루면 그 어떤 문제도 안 풀리는 것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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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록님의 댓글

profile_image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를 닦음으로써 경에 이르고 나를 닦음으로써 다른 사람을 편안하게 하고 나를 닦음으로써 백성을 편안케 한다. 자기 수양이 먼저다. 바탕을 이루면 그 어떤 문제도 안 풀리는 것이 있겠는가!


그렇겠지요. 잘 풀릴겁니다.// 또 다른 경쟁사가 생기는 군요.. 참 힘드네요.. ~힘내시구요.~

鵲巢님의 댓글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낮은 맑았는데 지금은 자정인데요...바깥에 비오는 소리와 옆 집 원룸 개짓는 소리 들립니다.

차도 다니지 않아, 심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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