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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9月 14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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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99회 작성일 16-09-15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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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9月 14日

 

 

    맑았다.

    조회 때, 예지가 선물한다. 엊저녁에 집에서 정성껏 과자를 만들었던 모양이다. 아침, 태윤 군과 배 선생이 함께 있었는데 선물 봉지를 하나씩 나눠주기에 무척 놀랐다. 예쁘게 포장된 상자를 풀어 그중 하나를 맛보았다. 바싹하게 튀겨 씹는 맛이 다분하다.

    동원이 가게에 다녀왔다. 어제 주문받은 커피를 배송했다. 아침인 데다가 가게 혼자 있기에 함께 일하는 김 군 문제로 대화 나눴다. 김 군은 이번 주 일요일까지 일하기로 했다. 김 군의 어머님도 다녀가셨던 모양이다. 커피는 이제 그만하겠다고 했다. 오늘 동원이에게 들은 것은 어머님이 대구 수성구에 원룸 건물 하나 샀다고 했다. 시가 15억 정도 되는 건물이다. 김 군은 커피보다는 차라리 원룸 관리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며 한 말씀 주셨다. 가게 매출은 둘이 하기에는 여간 아니라 동원이는 혼자 일을 해보겠다고 했다. 진동 벨도 갖췄다.

    지진이 일어났던 날, 동원이는 영화관에 있었던 모양이다. 영화관은 지하라 첫 번째 지진이 났을 때는 그냥 흔들리는 것은 감지해도 영화는 계속 보았다. 두 번째 흔들렸을 때는 객석에 앉아 있던 사람이 모두 일어나 급히 바깥으로 뛰쳐나갔다고 한다. 나는 아직 부산행을 보지 않아서 모르겠다만, 동원이는 그 비유를 부산행처럼 빠져나갔다고 한다. 에스컬레이터 오를 때 반대쪽에 아기를 안고 내려가는 남자분이 있었는데 사람이 무작정 뛰쳐나가기에 밑으로 진행하는 에스컬레이터를 채 바꿔 타지도 않고 뛰어올랐다고 한다. 한마디로 그 순간은 무질서하고 혼돈의 상황이었다.

 

    조감도 오르는 길, 부건이는 예취기 들고 풀을 베고 있었다. 예취기는 재실에서 빌렸다. 가게에 빗자루 들고 와, 부건이가 벤 풀을 쓸고 길가에 쓸어 붙였다. 뒤뜰에 난 풀은 직접 예취기 들고 베었는데 그간 일을 안 해봐서 그런지 손에 물집이 군데군데 생겼다. 오후 잠깐 일했다만, 옷은 온통 땀으로 젖었다.

    풀을 베고 정리하는 사이, 동원이가 전화했던 모양이다. 아는 선배가 운영하는 **구찌 커피 집에 커피가 많이 팔려 커피가 없다는 내용인데 우리 커피를 가져다줄 수 있는지 묻는다. 당연히 갖다 드릴 수 있지 하며 대답했더니 주소를 전송한다. 대구 모 카페에 잠깐 다녀왔다. 여기는 매출이 우리 조감도와 비슷하다. 주방은 한 사람만 일한다. 아르바이트 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학생이 커피를 받아 주었다. 추석 대목 앞이라 본사에서 미리 받아야 하지만, 받은 물량이 동이 난 모양이다. 커피 한 상자 배송했다.

 

    사마천 평전을 모두 읽었다. 사마천은 중국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후대의 모든 역사는 사마천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사마천은 문장력만 뛰어난 것도 아니다. 인본 중심의 서술은 후대에 그의 인품을 말해준다. 사기는 충분한 독서력만으로 지은 것도 아니다. 역사적 인물로 꼭 필요한 서술은 전국 곳곳 찾아가 주위 사람을 만나보기도 했으며 일의 경과를 눈으로 확인했다. 사기는 3,000년의 역사를 담았지만, 지금 2천 년이 지나도 우리가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자리매김했다. 과연 앞으로 후대에 꼭 남겨질 그런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오동나무는 한 잎 틔우며 하늘 만드네.(梧開一葉 向天進改) 이 문장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한자로 지어봤다. 오(梧)는 오동나무를 뜻한다. 오(梧)는 오(吾)와 소리가 같다. 오(吾)는 ‘나’라는 뜻이다. 오(梧)는 나를 비유한 것이다. 하루 한 잎씩 틔우듯 나무는 모양을 만든다. 하늘을 닮을 수는 없지만, 하늘은 이상이다. 그렇게 이상을 추구하며 나무는 기를 소진한다. 하지만, 사는 동안 그 틔웠던 맛은 태양을 바라보기에는 충분하다. 일기가 작품이 될 수야 있을까만, 거저 소시민이 쓰는 취미로 낙으로는 충분하다.

 

    자정, 둘째 찬이가 기계를 차에 싣는 데 도왔다. 내일 후배 이 씨 쪽 사람이 조감도에서 기계를 실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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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다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다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잘보고 있습니다
참 진실하게 열심히 사심에 많은 생각을해보네요
얼마전 한달매출 3800만원에 300 흑자라는말에
넘 놀랐습니다 그래도 커피점은 계속 생기니요
풍성한 추석명절되세요

鵲巢님의 댓글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 다연 선생님 오셨네요....
추석 한가위 잘 쉬셨는지요...
저는 많이 남는 거라 생각합니다.
혹여나 더 남기면 직원보기에도 민망합니다.
우리나라 경제상황을 보면 적당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적자 안 본 것만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오늘 기분이 묘합니다. 아이들 커가는 모습을 보고 또 어른께서는 저리 늙어 가시니
얼마나 외로우실까 하는 생각입니다.
추석 날 가만히 앉아 처연한 생각만 듭니다. 처가에 형님께서 소주 한 잔 더 권하셨는데 마다하고 왔으니
몸도 늙었나봅니다.

선생님 나머지 연휴도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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