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08月 14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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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8月 14日
맑았다. 바깥은 찜통더위다.
이른 아침, 준과 찬은 외가에 갔다. 처형이 데리러 왔다.
조회했다. 점장 배 선생께서 어제의 일을 보고했다. 어떤 손님이었다. 우리의 라떼 잔이 너무 좋다며 잔 하나를 살 수 없느냐며 물었다. 처음 개점 때 한정으로 찍었던 잔이라 재고가 없는 것이 문제였다. 손님께 잔이 몇 개 남지 않아 줄 수 없다며 얘기했다. 손님은 구태여 하나를 달라고 매달렸는데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또 한 손님은 커피를 여러 잔 주문했는데 빵을 그냥 줄 수는 없는지 묻기도 했다. 배 선생은 그럴 수 없다며 정중히 얘기했지만, 손님은 그냥 주지 않은 것에 섭섭한 마음을 가졌는지 다음에는 오지 않겠다며 얘기했다는 것이다. 모르는 사람도 아니라 상황이 난감했다며 보고한다.
오후, 조감도는 개점 이후 꽤 많은 손님이 오셨다. 주방은 식사할 시간도 없이 일에 바쁘게 뛰어다녔다. 저녁 먹겠다고 고기를 볶고 밥도 했지만, 정녕 한 숟가락도 뜰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여기서 가까운 햄버거 집에 가 햄버거와 콜라를 사가져 왔다. 바쁜 와중에 잠시 앉아 먹기는 먹었지만, 식사로 때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밀려드는 손님으로 주방은 갖은 일이 바빠, 나는 종일 서서 설거지했다. 아르바이트 순영이는 서빙에다가 자리마다 비워지는 잔을 거둬들이고 오느라 꽤 바쁘고 부근이와 태윤 군은 뛰어다니다시피 했다. 배 선생과 예지도 꽤 상기한 얼굴로 퇴근했다. 그만큼 일이 바빠 쉴 시간이 없었다. 조감도 개점 이후 최고의 매출을 올렸다. 평상시 3일 치 영업을 오늘 하루를 했으니 모두 힘 꽤 썼겠다. 오후 9시 넘도록 주방에서 접시 닦았다.
잠시 허리 돌려 쉬는 차, 어떤 한 손님이 인사 주시기에 계산대까지 나가 인사했다. 전에 교육상담으로 오셨던 분이다. 조감도 단골손님이기도 하신, 모 선생이다. 시내에 카페 하시겠다고 몇 번 상담하기도 했다. 아직 시내는 자리가 비워지지 않아 지금 기다리고 있다는 말씀이다. 오늘 가게가 바쁜 모습을 보고 간다며 인사 주신다. 가실 때 정중히 인사했다.
저녁에 잠깐 부모님께 전화했다. 어머님은 얼마 전에 계곡 어딘가에 다녀오셨나 보다. ‘하이구 야야 휴가 어데라도 갈 때 못 된다. 미꾸덩이이 소금 뿌린 것 마냥 하더라’ 나는 어머니 말씀을 듣다가 웃음이 조금 일기도 했다. 미꾸덩이 소금 뿌렸다면 추어탕 생각나겠지만, 그만큼 사람이 붐볐다는 얘기일 게다. 실은 그만큼 사람이 붐벼 오늘 정신이 없었다.
이덕일 선생께서 쓰신 ‘조선이 버린 천재들’ 모두 읽었다. 조선 초에서 조선 말기까지 여러 선비를 얘기한다. 이 중에서 발해사를 우리 역사로 인식한 유득공, 선생은 고려가 발해사를 편찬하지 않은 것에 섭섭함을 들어냈다. 신라 통일 이후를 통일 신라 시대가 아니라 남북국 시대로 인식했다. 그만큼 북방지역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었다. 대동법을 확대 보급하려는 김육, 북벌과 사회개혁을 꿈꾼 윤휴, 당파성을 배제한 역사서를 쓴 이긍익, 흔들리지 않는 사관의 길을 걸었던 김일손이 꽤 감명 있게 읽었다. 붓을 잡은 선비로서 목숨이 위태함에도 뜻은 꺾지 않았다.
오늘 바깥 날씨는 숨쉬기조차 어려운 땡볕 더위다. 옛사람도 이러한 더위를 접했다고 생각하니 거기다가 한 나라의 선비로서 제 뜻을 펼치려고 얼마나 고군분투하였을까! 우리는 언론의 자유를 기반으로 민주주의를 이룩하여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목숨이 한순간에 날아가는 일은 없으나 왕조 국가에서는 당파에 당략에 죄 없이 죽어 나가는 선비가 꽤 있었다. 의학마저 발달한 사회가 아니라서 각종 전염병에 죽어가는 풍토에 주어진 삶마저 현대인에 비하면 극히 짧은 것이다. 이 짧은 생애에 역사에 길이 남은 것은 사리사욕보다는 대의를 향한 굳은 마음이었다. 공자의 말씀이 또 스쳐 지나간다. 아비생이지지자我非生而知之者 호고好古, 민이구지자야敏以求之者也라 했다. 공자께서도 태어나면서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옛것을 좋아하고 부지런히 공부해서 그것을 탐구하는 사람이라 했다. 역사는 내가 있기 전의 일이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공부하며 보내는 것도 꽤 즐거운 일이다.
11시 30분 조감도, 본점 모두 마감했다. 조감도 직원은 오늘 저녁도 먹지 못해 임당에서 삼겹살과 소주 한 잔 마셨다. 김치찌개와 밥 한 공기씩 먹었다. 회식 끝나고 차가 없는 이는 택시를 태워 보내고 차가 있는 이는 대리운전을 불러 태워 보냈다. 부건이는 아직도 전 점장 석 씨에 무언가 콤플렉스가 있는 것 같다. 매출로 보면 전 점장에 비할 바가 못 되지만, 경력이 짧은 것도 정식 교육을 받지 못한 것도 나름은 장애로 느낀다. 절대 그럴 필요 없음이다. 더 자주적이고 주체성을 가지게끔 용기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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