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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8月 27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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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05회 작성일 16-08-28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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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8月 27日

 

 

    날 참 맑고 화창했다. 10리도 더 되는 산 중턱에 자리 잡은 건물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았다.

    점장, 배 선생께서 둘째 딸아이, 학교 개학이라 어제와 오늘 쉬었다. 아침 부건이가 일찍 나왔다. 본점에 커피 문화 강좌 준비하려고 길 나설 때 효주가 오르막길 오르는 모습을 보았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통화하면서 오른다.

    본점에 커피 문화 강좌 개최했다. 오늘 두 명 참석했다. 나이가 어린 올해 중학교 2년생과 얼핏 보아도 예순은 족히 넘은 모 선생과 함께 했다. 오 선생이 드립 교육을 진행하기에 앞서 커피에 관한 얘기를 한 시간가량 얘기했다. 커피는 언제 발견이 되었고 어떻게 전파가 되었으며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마셨는지 시대적 유행의 행태와 소비의 변천 과정을 얘기했다. 선생은 카페라는 개념에 관해서 정확히 물었다. 예전에는 술집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 커피 집도 아닌, 어떤 모임의 장소였다는 것이 우리가 아는 카페였다. 지금은 이 개념에서 전적으로 커피만 다루는 업소, 많은 사람이 오가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어떤 장소로 완벽하게 바뀐 것 같다. 소비문화도 이제는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연인이나 대화가 필요한 갑과 을의 모임 장소였다면 요즘은 가족 단위로 외식을 다녀오고 친목을 다지기 위해 잠시 머물다가 가는 장소가 되었다. 모두 핵가족시대에 사는 우리는 특별히 시간 내어 주말이나 모일 수 있으니 함께한 가족은 카페만큼 또 편안한 장소는 없을 것이다. 이외에 단체의 모임이나 학생은 공부하기 위해 카페를 찾기도 한다. 카페가 어울리는 장소는 어떤 곳이며 영업은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며 어떤 모양새를 갖추면 이목을 끌 것인가 하는 얘기도 있었다. 소형카페를 하고자 하면 철학적 카페를 갖추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마디로 말해서 카페 장은 소크라테스가 되는 것이다. 세계의 모든 커피를 볶으며 또 맛을 보며 역사, 문화, 예술,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대화를 즐겨보는 그런 카페 말이다. 그러니까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철학을 파는 것이다. 아니면 그러한 얘기를 잘 들어주는 카페 장(長)도 괜찮겠다.

    중앙병원에 커피 배송했다. 문구점에 잠시 다녀왔다. 조감도에도 본점에도 부양하는 가족이 많다. 도합 11마리쯤 된다. 본점은 이름이 리코인데 리코야 그러면 어디서 나오는지 낳은 새끼 다섯 마리가 어미를 뒤따르며 나온다. 고양이 밥그릇에다가 사료를 듬뿍 담아주면 어미가 먼저 먹는 시늉 하다가 내가 조금 떨어져 있으면 새끼가 우우 달라 든다. 고양이는 이리 많아도 새끼 고양이는 지겹지 않다. 귀엽다.

 

    오후, 울진에 더치 공장을 운영하시는 이 사장이 오셨다. 어제 볶은 커피 삼십 봉과 커피 더 있으면 챙겨달라고 부탁해서 본부에 쓰는 커피 삼십 봉 챙겼다. 모두 육십 봉 차에 실었다. 이제 대목이라 커피 수요가 꽤 되는 것 같다. 다시 울진 내려가야 한다. 이 사장은 울진에 자꾸 내려오시라 한다. 마음은 가고 싶지만, 다녀오는 길이 만만치 않아 거저 그러겠다며 말씀만 드린다. 팥빙수 대접했다. 함께 오신 모 사장님도 있었는데 본점에서 여러 대화 나누다가 가셨다.

 

    저녁, 역사평설 ‘근대를 말하다’ 몇 줄 읽었다. 이 책을 읽고 저녁 먹을 때였다. 김치찌개 하나 놓고 밥 한 공기 먹는데 나라 잃은 여러 선비의 마음은 또 만주벌판에 이러한 남의 땅에 독립운동을 펼쳤던 여러 선비에 비하면 이 한 그릇은 호화로운 밥상이었다. 매국노 이완용은 경술국치(1910.08.29.)를 단행하였고 이에 부끄러움을 가진 나머지 아까운 애국 선비는 자결로 항쟁하였으며 또 몇몇은 만주로 이동하여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대표적인 사람은 강화학파로 불리는 양명학자들과 이회영과 6형제, 이상룡 일가도 집단으로 망명했다. 이들의 삶을 재조명한다. 이덕일 선생께서는 이완용은 노론 당수라 했다. 이 책을 읽으니 당쟁의 계보가 눈에 보이기도 한다. 노론의 계보를 오르면 서인에 귀착한다. 서인과 동인은 선조 때 생겨나 인조 때 이후로 줄곧 서인이 지배적이었다. 서인이 표방하는 이념은 결국 망국의 길로 나아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정조 때만 해도 국가는 부강했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원인은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군사력의 열세였다. 조선의 군사력은 1802년(순조 2) 1월, 서인의 한 계파인 노론 벽파 영수인 영의정 심환지가 정조가 창설한 장용영을 해체하면서 결정적으로 약화하였다. 그 후 조선은 지방 민란 하나 변변히 제압하지 못한 약졸로 전락했다. 한 국가가 망하는 것은 결코 외부의 압력보다 내부의 원인이 더 크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국가만 그럴까! 모든 조직도 몸뚱어리 하나 보전하는 것도 마음을 온전히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늦은 저녁, 신석기문화와 관련한 역사스페셜 보았다. BC 10,000년에서 BC 1,500년까지의 시기로 추정한다. 울산 반구대에 그려놓은 그림으로 고래잡이를 재생하며 고래잡이에 사용했던 통나무도 실제 되살려 이용해본다. 부산 앞바다에서 대마도와 일본 구주지방까지 교역했다는 여러 가지 사실도 발견한다. 고래잡이를 위해서는 흑요석이 필요했다는 점, 흑요석은 일본 구주지방에서만 나는데 이 대가로 조개팔찌가 교환 물품이었다는 것도 알아낸다. 문자가 없었던 시절이었지만, 사람은 살아가는 데 큰 불편함이 없었다. 100여 년 전 조선 민중의 삶은 열악했지만, 그때도 사는 데 있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을 거로 생각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김치 하나 놓고 밥 한 공기 올려놓은 소반을 바라보며 식사했을 것이다.

    본점 마감할 때였다. 경모는 오늘 바리스타 1급 시험을 보았다. 필기는 3문제 정도 틀렸다고 했다. 참 대단한 아이다. 오늘 시험 본 사람은 모두 60여 명 정도 되었다고 한다. 아직 고등학생이지만, 꿈이 확실하다. 집까지 태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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