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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7月 29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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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45회 작성일 16-07-30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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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7月 29日

 

 

    맑은 날씨였다. 낮 기온은 35도였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숨 막힌다.

    오전, 하양에 모 부동산 가게와 대구 곽 병원 매점에 커피 배송했다.

    오후, 청도 강 씨 가게 월 마감했다. 본점과 조감도에 잠깐 들렀다. 커피와 관련 부자재를 넣었다.

    저녁, 신대부적에 모 카페 사장께서 전화하셨다. 빙수기계가 전원은 들어오는데 돌아가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얼음덩이 얹은 판을 분해하며 소독하다가 센서 하나를 잘 못 건드렸다. 상황을 듣고 기계원리를 천천히 말씀을 드렸다. 사장은 다시 분해하여 재조립하였고 이제는 괜찮다며 확인 차 전화 왔다. 마침 본점에서 창업 상담 중이었다.

    시지에 사시는 분이다. 남자분은 60은 족히 넘어 보이고 여자분은 40 후반이거나 50 초반쯤 돼 보인다. 부부 같았는데 또 어떻게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물어보려니 실례인 듯해서 그냥 커피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대구 시내에 지금 성업 중인 듯하다. 이 카페를 인수하여 영업할까 싶어 오신 것이다. 대화를 나눠보니 거의 결정하신 듯하다. 교육은 어디까지 해주시는지 물었다. 조감도에도 자주 가신다며 얘기하셨다. 그러고 보니까 남자 사장님은 언뜻 뵌 것 같기도 했다. 전에 조감도에서 한 모퉁이 앉아 책 읽고 있을 때 언뜻 인사 주시고 가실 때 있었다. 사장은 자주 오신다고 했다. 카페에 사람이 많이 찾으니 이 기분에 오신 듯하다. 아무래도 사람이 분비니 분비니까 흥하고 흥하니 무언가 활기 있어 보인다. 교육에 관한 안내를 했다. 정식교육은 조금 부담인 듯 느꼈다. 내일 토요 문화 강좌 있으니 거저 참관하셔도 좋다는 말씀을 드렸다. 아무래도 오실 것 같다.

    나이가 많아 보여 걱정되었다. 커피 쉽게 볼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신대부적에 모 사장님께서 스쳐 지나간다. 오늘 오신 분과 나잇대가 비슷하다. 어떻게 커피 하시게 되었어요? 하며 물었더니 가장 쉬울 것 같고 또 본점에 일하는 사장이 이것만치 쉬운 건 없다며 하게 됐다는 말씀에 놀라웠다. 지금은 꽤 말씀을 아끼신다. 며칠 전에는 직원 3명이 동시에 출근 안 한 일도 있었다. 그 길로 나오지 않는다. 커피 판매가격도 여기는 맞지 않아 보였다. 온종일 팔아도 이자와 인건비가 나오지 않을 것 같다. 하기야 이 건물은 사장 소유며 진짜 돈은 뒤에 임대한 마트에서 나오니 걱정할 이유는 없겠다. 하지만, 오늘 대구 시내에 커피 가게를 인수하여 운영하겠다는 분은 좀 다르다. 임대다. 사장은 타고 오신 차로 보아서는 영 돈이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외제였다. 이리 힘든 일을 해낼 수 있을까?

    상담이 끝나고 커피 한 봉 사가져 가셨는데 나는 드립으로 케냐를 맛있게 내려 서비스했다. 직접 내렸다. 사장 손에 따뜻하게 건네 드렸다. ‘가실 때 드셔 보세요! 직접 내렸어요. 정말 맛있습니다.’ 사장은 정이 꽤 있었다. 지긋하게 바라보시는 눈빛에 그 느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커피는 힘든 일이다. 아주 힘든 일이다.

 

    상담하느라 책을 얼마 못 읽었다. 고구려에 관한 단재의 생각을 읽다가 말았다. 반고의 한서나 그 뒤에 후한서에 관한 얘기도 나온다. 이 책을 모두 읽어서 망정이지 읽지 않았다면 이해가 되지 않을 내용이다. 물론 사마천의 사기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단재는 대단한 독서광이었음은 분명하다. 책에 왕망이라는 인물이 나온다.

    왕망은 중국 역사상 최초로 뜻깊은 혁명을 일으킨 사람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하기야 전한 말에 쿠데타와 다름없이 왕조를 빼앗은 건 사실이다. 한의 멸망과 신의 개국, 이것은 고구려의 발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중국 역사서는 그러니까 사기라든가 한서라든가 이 모든 것은 자기 나라 위주의 즉, 중화주의 사상에 입각한 역사서다. 우리 동이족에 관한 얘기는 그 국명마저도 정확하게 기술해 놓지는 않았다. 하여튼, 왕망이 세운 국가는 짧았다. 하지만, 짧은 역사에도 우리 한반도에는 여러 가지로 영향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나중, 신라의 김 씨 성을 가진 이유도 한몫했음을 피력해 놓는다.

 

    역사는 꼭 미래를 보는 것 같다. 2천 년 후의 미래를 우리는 알 수 없다. 2천 년 전의 과거도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사료와 유물로서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중간에 있다. 2천 년 앞의 일을 유추 해보고 싶다면 2천 년 전의 일을 보는 것도 괜찮지 싶다. 역사는 수레바퀴다. 수많은 싸움 속에 역사는 있었다. 그러니 단재는 아와 비아의 투쟁이라고 했나 보다. 그러고 보면 잠시 스쳐 가는 지금 이 순간에 전쟁이 없다는 것은 우리는 행운아다. 역대에 많은 사람이 나고 또 죽었다. 모두 어머니와 같은 대지에 목마른 어떤 갈증과도 같은 깊은 안식에 들었다. 그러니 이 땅 덩어리는 곧 나며 나는 끝없는 우주에 빨려 들어갈 뿐이다. 지금 이 순간도 시원한 냉수 한 잔 마시듯이 들어갈 뿐이다. 역사는 종교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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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하루카오리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루카오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 일기, 편지 방이 선생님의 일기와 저의 편지로 도배가 되는군요.
감정의 흐름을 쫓아서, 막춤추듯 쓰놓은 저의 편지와는 달리
사실의 흐름을 쫓아서, 단정하게 쓰내려 간 일기를 대하니 부끄럽습니다.

저도 커피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은데
선생님의 일기를 읽으면 많을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역사에 대한 조예도 어깨 너머 한 수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덥습니다.
아이스 커피를 아침마다 하나씩 마시고 출근하지요.
마트에서 파는 천원짜리 얼음 커피를요.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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