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08月 08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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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8月 08日
맑았다. 후덥지근해서 다니기에 별로 좋지 않다.
오전, 곽병원 매점에 커피 배송했다. 이곳 6층에 설치된 자판기가 언제부터인지 고장이 났나 보다. 사장은 중고기계 있으면 설치해달라고 했지만, 자판기 시장은 예전 같지 않아서 새 기계로 추천했다. 설치해달라고 했다.
본부에 들어오다가 정평에 들러 커피 한 잔 마셨다.
오후, 영천 분점에 커피 배송했다. 영업상황을 들으면 암울하다. 사거리, 자세히 보면 오거리쯤 되는 거리 모퉁이에 가게가 있지만, 유동인구는 없다. 한 달 임대료가 백칠십만 원이나 한다. 이 세도 몇 달 밀렸다. 점장은 계약 기간까지만 하고 그만두겠다고 했다. 그간 세를 내지 않았으니 보증금에서 까이겠지 하며 얘기한다. 어떻게 하면 영업이 될 수 있을까 어떤 조언이면 힘을 얻을 수 있을까 말이다. 하지만, 점장은 영천은 그 어떤 장사도 여기는 맞지 않다는 얘기다. 그만큼 사람이 없다.
근래 개업한 애견카페를 들려주었다. 강아지(犬 )호텔링과 간식, 생리대, 그리고 커피 말이다. 저녁이면 앉을 곳이 없을 정도로 가게 안은 붐빈다. 커피 집이기는 하지만, 여기는 커피가 주가 아니다. 견을 위한 카페다. 애견가는 운동 삼아 하루에 꼭 들려야 할 집이 애견카페다. 영업이 되는 쪽으로 사업 구상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가게 안은 40여 분간 앉아 있는 동안 오시는 손님도 없었으며 머문 손님도 없었다.
청도에 가져갈 커피를 챙겼다.
저녁, 코나 안 사장께서 오셨다. 저녁을 여 앞에 돈가스전문 식당에서 함께 먹었다. 안 사장은 나보다는 나이가 몇 해나 많다. 밥 한 끼 하자고 하면 돈가스다.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다. 보쌈 먹었으면 좋겠다만, 안 사장께서 좋아하니 돈가스 집으로 갔다. 안 사장은 어릴 때부터 부유한 집에서 자라 양식이 좋다. 술도 포도주나 양주다. 얘기만 나누면 수준이 상당히 높다. 고무신 신고 다녔던 어린 시절은 여기서는 죽어 들어 간다. 잘 모르지만, 눈인사와 더불어 맞장구치기 바쁘다. 안 사장은 식사하며 묻는다. 휴가 다녀왔느냐는 것이다. 안 갔다고 했다. 안 사장은 아래 강원도 어디에 다녀왔는데 차가 그리 밀렸다며 얘기한다. 1박 2일로 해서 다녀왔나 본데 올 때는 한 번도 안 쉬고 4시간 만에 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4시간도 더 걸릴 수 있는 거리지만, 그만큼 단축해서 왔다는 얘기가 된다. 나는 거저 물은 시원했는지 여쭤 볼 수밖에 없었다. 밤에는 꽤 추워 불까지 피웠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순간, 단재의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단재 선생께서 조선상고사를 쓰게 된 이유와 책은 어디서부터 어디서까지인지 아마, 그 거리를 측정하기에는 아득하지만, 이거야말로 굉장한 여행이 아니겠느냐는 뜻으로 이야기했다. 호! 근데, 뜻밖이다. 안 사장은 역사에 꽤 관심이다. 이 길로 해서 그만, 약 두 시간 가까이 얘기 나눴다. 아주 즐거워했다. 안 사장은 9시쯤에 집으로 갔다.
오늘은 안 사장보다 내가 말을 더할 수 있었다. 오시면 거의 틈바구니 낄 새 없이 얘기하는 안 사장이다. 자식 이야기, 공장 이야기, 안팎으로 평상시에 가진 그 어떤 사소한 이야기도 다 풀어놓는다. 그러니까 여기는 그간 말 못한 사정을 풀어놓는 해우소다. 그러는 나는 안 사장의 말씀이 영 싫지가 않다. 어떤 비밀이라도 캔 것 마냥 눈만 동그랗게 떠서 들을 뿐이다. 어떤 때는 아주 지겹도록 이야기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모처럼 본 것에 비하면 아무렇지 않다. 오늘은 단재 이야기로 그만, 안 사장 휴가 다녀온 사실을 끊을 수 있었다. 휴~ 왠지 속이 좀 후련하다. 해우소 다녀온 기분이었다. 가실 때 운전 조심하시라 신신당부했다.
안 사장 덕에 오늘은 책을 잠시 놓을 수 있었다.
저녁 늦게, 석 씨 가게에 다녀왔다. 조감도에도 잠깐 들렀다.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운전 조심하시라 신신당부했다.//
난 이 말을 압니다.
어떤때 어떤 사람에게
어떤 마음으로 하는 말인지를...
난 시마을에 그렇게 오랜 터줏대감이라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곳이 있는줄 조차 몰랐다.ㅋㅋ
시 시 시 시시한 시뿐이 몰랐다
누군가의 마음을 이렇게 훔쳐볼 수 있다니//
나의 마음도 들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