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06月 14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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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6月 14日
오전에 약간 흐렸으나 오후 들어 맑았다.
如意奉 / 鵲巢
‘ㅡ’자로 전주처럼 하늘만 보았다
과욕은 떨어지는 일 긁히는 일도 있었어
얼음 빗장 풀며 보는 일 녹였다가 붙였다가
낮춰야 더 가까이 더 가까이 오는 물길
새가 바라보는 창가에 앉아 불길 보며
살구가 노랗게 익은 또 떨어져 굴러가는
아침, 사동에 출근하니 한성에서 근로자 한 명이 먼저와 앉아 있었다. 문을 따고 들어가 개점하고 나니 근로자 한 명이 더 왔다. 주차선 바깥에 더는 진입하지 마라며 가설한 봉을 떼어서 다시 작업했다. 건물 앞에만 했다. 이 일로 오전을 보냈다. 뒤쪽도 하려다가 그만 점심시간이라 또 오후 밀려드는 손님 통에 일을 그만두었다.
점심때 잠깐 계양동에 다녀왔다. 엊저녁에 오셨던 모 카페 점장이다. 에스프레소 한 봉을 사러 왔었지만, 마침 다 떨어져 드릴 수 없어 배송했다. 전에 신용보증기금 통해서 대출받은 천만 원 몽땅 사기당하고 나서는 에어컨 없이 보낸다. 그때 에어컨과 커피 기계 대금을 지급하려고 대출받았던 돈이었다. 사장은 그 돈을 고스란히 사기당해도 안색은 꽤 괜찮아 보였다.
점심은 여기서 가까운 국밥집에서 먹었다. 국밥 좋아하지만, 혼자서 이 가게 들려 먹으려니 참 어렵다. 마치 가족이 없는 사람 같고 별 볼 일 없는 사람 같다. 하지만, 이곳에 들어와 점심 먹으면 혼자인 사람이 꽤 많다. 나는 이 국밥 한 그릇이야말로 제대로 먹을 수 있다면 성공한 사람이 아닌가 여긴다. 에휴, 그러면 나는 성공한 사람인가! 한 달에 몇 번 와서 이 국밥을 먹나? 마음의 여유가 있고 한 그릇 밥이라도 편이 먹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겠다.
노을 / 鵲巢
깍두기 한 접시 놋그릇 둘 까만 김 가루
젓가락 한 길 곧게 숟가락은 환하게
노을아 하얀 밥 굶지 말고 챙겨 먹어라
해지면 묻은 얼룩 지워져 헛것이 보여
반찬 곁들이고 물배인 필봉처럼
바가지 걸었던 벽에 폭 뜨는 옹달샘같이
오후, 압량에 일하는 오 씨를 잠깐 보았다. 영업이 지난해 겨울보다 못하다며 얘기한다. 지난달은 그래도 많이 나가는 커피는 아니었지만, 한 봉씩 주문은 있었다. 이번 달 들어오고 나서는 영 주문이 없다. 나는 무슨 일 있나 싶어 잠깐 들렀다. 여기 매출로 보면 건물이 아깝고 이 속에 넣은 집기가 제구실을 못하니 또 아까울 뿐이다. 경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느낀다.
오후에 몇 달간 미수로 오랫동안 끌고 왔던 사동 D 카페에서 입금됐다. 정말 몇 달 만이었다. 당연히 받아야 할 돈이지만, 이렇게 끌며 오다가 받으니 한 편으로는 죄스럽고 한 편으로는 감동이었다. 참 어려운 현실에 사람이 사람 구실을 못하니 이것도 얼마나 구차한 일인가! 그러니 먹고사는 일이 또 얼마나 부끄러운 것이며 구차한가!
저녁에 장 사장으로부터 전화 왔다. 요즘 조용해도 너무 조용해서 뭐 하느냐는 것이다. 자꾸 일 좀 하자는데, 난들 뭔 수가 있으랴! 참 힘든 나날이다.
月光 / 鵲巢
에어컨 바람 쐬며 뚫지 못한 어둠은
말뚝처럼 앉아서 종소리 그 울림에
볼끈 맨 구두끈 보며 달빛만 생각한다.
눈썹은 깜빡이고 꾹꾹 찬 종량제
여린 숨 헐떡이며 담쟁이처럼 허공만
켰다가 다시 또 끄는 흩트린 저 달빛은
저녁에 아이들 데리고 집에 들어오는 길이었다. 장 사장 말이 지나간다. ‘두 아들은 어떡하느냐고?’, 먼 옛날 어느 별에서 내가 세상에 나올 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 음성 하나 들었지 사랑을 할 때만 피는 꽃 백만 송이 피워 오라는 진실한 사랑 할 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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