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06月 19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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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6月 19日
엊저녁 자정 넘어 비가 꽤 왔다. 빗소리 들으며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거짓말처럼 맑았다. 종일 맑았다.
정평에 필요한 물건을 배송하다가 예전 교육생 이 씨와 진 씨를 보았다. 매일 여기서 모이는 가보다. 이 씨는 남편이 사동에서 텃밭을 임대받아 소일삼아 감자를 비롯한 여러 밭작물을 경작하나 보다. 삶은 통감자를 가져왔고 진 씨는 문어를 삶아 가져왔다. 통감자 몇 개와 문어 몇 가닥 집었다. 이 씨의 말을 듣다가 소일삼아 밭작물을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일이 없는 나이에 드는 것 같아 하루가 일이 없으면 또 일이 많은 것도 아니라서 지루하고 외롭기 그지없다. 글을 한다고 하지만 일기고 시라고 하지만, 깊이가 없으니 해서 뭐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시인 김상옥 선생의 시가 생각난다.
家庭 / 김상옥
늙으신 어무님은 나만 보고 언정하고
안해는 그 사정을 내게 와 속삭이다
어쩌누 그는 남으로 나를 따라 살거니.
외로신 어무님은 글안해도 서럽거늘
안해를 가진 맘이 금 갈까 삼가로워
이 밤을 어서 새우고 그를 가서 뵈리라.
----김상옥 시전집. 33쪽. 창비
오후, 조감도에서 내내 책 읽으며 보냈다. 지난주 촌에서 가져온 삽을 들고 잠깐 주차장에 갔다. 제법 자란 풀을 뽑았다.
저녁, 인열 군, 부건이, 태윤 군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태윤 군이 계란말이를 했다. 다 좋은데 그 위에다가 케첩을 뿌렸다. 태윤 군은 한마디 했다. 역시 계란말이는 케첩이 없으면 안 돼. 태윤 씨는 신세대인가 봅니다. 맏이는 달걀부침만 하면 케첩을 위에다가 뿌려, 나는 영 먹을 수 없었다. 오늘 저녁은 안 먹는 것도 예의는 아니라서 아무 말 없이 억지로 두 젓가락 집었다.
몸이 이상하게도 좋지 않았다. 낮에 먹었던 빙수 때문인지 아니면 그전에 먹었던 게 잘못되었는지 실실 아팠다. 쉬었다.
얼룩 / 鵲巢
통감자 몇 개 집고 문어 몇 가닥에
먹어도 깊이 없는 허술한 신체구조
서둘러 몇 번 해장하니 하얗게 뜬 내 얼굴
동쪽에 뜬 하루 해 서쪽에 쉽게 가니
억만 겁 헤아릴 수 없는 이 자연
한 냄비 파도 쳤다가 눌러 붙은 이 얼룩
본점 마감하며 본부 들어오는 길, 편의점 있다. 약 60여 평 되는 건물로 단층이다. 이 편의점은 주도로 등지며 있는데 야외 의자와 탁자가 일렬로 나열되어 있어 사람이 죽 앉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중에는 러시아 사람도 중국 사람도 또 다른 나라 사람도 앉아 맥주 마시며 있다. 우리나라 사람은 없어 보인다. 여기가 외국인 것 같은 착각도 든다. 밤 분위기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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