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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4月 28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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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76회 작성일 16-04-2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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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4月 28日

 

 

    흐렸다. 오후에 맑았다.

 

    시조時調를 좋아한 지는 꽤 되었다. 아니 시를 좋아하다 보니까 시조를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시조 관련 평론집을 근래, 몇 권 읽었는데 우리나라 현대시조가 어떠한 위치에 있고 또 어떤 시인이 있으며 어떤 동인이 있는지 더 나가 문예지와 시인 발굴은 어떻게 하는지 알 게 되었다. 많은 시인은 현대시조가 안고 있는 문제를 얘기하면서도 또 시조의 한계를 논하면서도 그 위기를 말하지만, 실은 시조는 꽤 많은 발전이 있었음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시조문학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바 있는 출판사라고 하면 모르겠다만, 고요아침을 들겠다. 고요아침은 평론집뿐만 아니라 한국 대표 정형시선이라는 이름으로 현대 시조시인의 목소리를 꾸준히 담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 출판사에 낸 시집을 읽고 또 평론집을 읽으니 내심 등단이나 시집 출간에 꿈이 싹 트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여기서 낸 시집을 한 권씩 읽고 책거리 삼아 쓸까 한다. 이렇게 읽고 쓰고 하다 보면 나의 꿈이 실현되지 않을까! 부질없는 생각일지도 모르겠다만, 조심스레 밝혀둔다.

 

    이승은 시집 ‘꽃밥’을 읽었다. 시인은 58년생이다. 꽤 나이가 있으신 분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데,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도 시대별로 조금은 다르게 느낄 수 있으리라 나는 여긴다. 시인은 시조집을 몇 권 냈다. 이 시집을 읽으니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으나 이는 나이와 성이 달라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느 시조는 그 읽는 맛이 좋아 나도 모르게 동그라미를 그리고 말았다. ‘낯선 삽화’라든가,‘용눈이오름 길’, ‘서귀포 눈썹’같은 시다. 중년의 애틋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시 한 편에 나는 그만 꽂히고 말았는데 이 시를 필사해 본다.

 

 

    고래, 찾다/이승은

 

    돋보기로 책을 읽는 나를 바라보며

    슬쩍 곁눈질로 그늘을 끌어오던

    이 사람, 밥상머리에서 생선을 발라준다

 

    자식도 이젠 커서 밥 때가 달라지고

    동그마니 둘만 남은 경칩 무렵 점심 한 때

    아이들 키울 때처럼 밥숟갈에 올려준다

 

    파도로 뒤척이고 심연을 헤집어도

    애초 내 바다엔 없으려니 도리질한

    고래가 앉아 있다니...역시, 등잔 밑이다.

 

 

    이 시집 85p,에 있다. 시제가 ‘고래,찾다’다. 별 해석이 필요 없지만, 이 시조 한 편으로 시인의 경륜과 부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음이다. 돋보기로 책을 보는가 하며 생선을 발라주는 남편, 경칩과 심연은 어쩌면 대조적이면서도 마음의 상대적 표현 같기도 하다. 바다와 고래로서 든든한 시인의 이상향은 그리 멀리 있지 않음이며 역시 등잔 밑이었다.

    이승희 평론집 ‘길위의 문장’을 읽다가 시인의 시를 또 만났다. 이 시 한 편도 덩달아 필사해본다.

 

 

    친정 콩국수/ 이승은

 

    어머니 관절 위에 맷돌 하나 얹혔다

    부엌 비탈 목에 비껴 앉은 점심 한때

    희뿌연 국수 그릇이 명치끝에 얹혔다

 

    이 시는 단시조다. 아주 짧지만 우리의 여인상을 있는 그대로 그렸다. 물론 요즘도 이럴까마는 불과 몇십년 전의 이야기다. 필자가 쓴 가벼운 수필‘겸상’이라는 글도 있지만, 요즘은 겸상이 예의다. 하지만, 예전은 아버지와 함께 겸상을 하지 못했다. 위 시를 보면 관절 위 맷돌 하나, 부엌 비탈 목은 이를 잘 대변해준다. 현대시가 긴 것도 그렇지만, 시인의 뜻을 분명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실태도 많아 이러한 짧은 시조가 오히려 눈에 더 다가온다.

 

 

    窓/鵲巢

 

 

    구름이 필요해서 보수리 갔어다네.

    아이들 닿은 손길 난분분 바라보네.

    한 아이 걸어온 세월 흩은 구름 같네.

 

    구름이 놓은 자리 사다리 올려놓고

    계단은 유리처럼 거울로 내밀었네.

    어쩌면 뿌리가 없어 창은 늘 웃었네.

 

 

    저녁, 영대 서편에 자리 잡은 모 카페 사장 본점에 왔다. 자연산 벌꿀 한 병 가져왔다. 아시는 분 중에 양봉업자가 있나 보다. 병뚜껑을 열고 그 꿀맛을 보았다. 한 병에 얼마냐고 물었더니 얼마라고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까맣다. 뚜껑을 열고 맛을 보았다. ‘원래 가짜 꿀은 맑아요. 이거는 향도 있고 점성도 있으며 맛까지 뛰어나니 꿀 맞네.’했다. 한 병 달라고 했다. 사장은 한 병 기꺼이 내 주었다. 가게 더 있으니 필요하면 쓰시라고 했다. 다음 달 초에 신용보증기금을 통해 자금이 조금 나오니 그때 다시 들리겠다며 인사 주고 갔다. 가실 때 커피 한 봉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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