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05月 28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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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5月 28日
맑았다.
본점에서 토요 커피 문화 강좌 개최했다. 새로 오신 분이 꽤 있었다. 교육의 목적과 이 교육을 어떻게 이용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커피 인생 20년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직접 지은 책도 몇 권 소개했다. 정말 커피 인생을 걷고 싶은 분도 있었으며 또 관심 두고 오신 분, 이 분야에 일을 해보고 싶어 오신 분도 있었다. 몇 명의 눈빛은 이 직업에 대한 선망이 보였다.
병원 두 곳, 사동 분점과 개인 카페 한 곳에 커피 배송했다. 마지막 거래처인 곽 병원에서 곧장 부모님 뵈러 갔다. 내가 머무는 경산에서 출발하는 것보다는 가까운 거리다. 약 삼사십 분이면 갈 수 있다. 마침 아버님도 계셔 인사드렸다. 집은 두 분 어른만 계시니 조용하다. 어머니는 몇 평 되지 않는 논, 아버님께서 모를 심었다며 한 말씀 주신다. 모를 심지 못해 사서 심으셨다는데 논 네 마지기 될까 모르겠다만, 68만 원 들었다며 얘기한다. 얼마 전에 쌀 판돈이 120만 원이니 참으로 돈 쓸 게 없다. 그래도 아버님 운동 삼아 농사를 지으니 이것도 하지 않으면 뭐 하겠니! 하며 얘기하신다.
어머니는 시간 되면 점심 먹으러 오라며 말씀을 주셨지만, 이제는 눈이 어두워 밥상을 분간하며 차리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그나마 국수가 편할 것 같아 삶으시기는 하지만, 정작 삶고 건지는 일도 옆에서 도와야 한다. 주방에서 국수를 만들면서도 이런저런 동네 이야기를 들을까 싶어 어머니께 이것저것 물으니, 이 동네 살 것도 아닌데 뭘 그리 알려고 하느냐다. 참 그러고 보니 맞는 말씀이다. 군청에서 집에 하천 땅이 조금 들어간 것이 있으니 사라는 둥, 동생과 함께 포항에 어느 횟집에 다녀왔다는 둥, 꽃나무 불두화가 참 좋으니 가져가 심으라는 둥, 여러 말씀을 하셨다. 약 두 시간 가까이 머물렀지 싶다.
엊저녁에 조감도에 쌀 떨어졌다며 아내 오 선생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 쌀 한 가마니 싣고 경산 넘어왔다. 도착하니 오후 다섯 시 가까웠다. 조감도에서 예지가 커피를 주문한다. 마침 조감도에 가려는 참에 준비해서 나섰다. 길 나서면서도 어제 재판에 대해 곰곰 생각한다. 참 부끄러운 일이다. 카페 사업도, 이것을 준비한 모두는 사회에서 나온 돈 아닌가! 빚이 많다고 하나 모두 사회 것이다. 경영은 나의 불찰이다.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니다. 그냥 나는 경영 한다. 돈이 되던 안 되든 또 많든 적든 관계없다. 적자 나지 않게 노력하는 것이다. 불가피하게 적자가 날 수도 있다. 여기에 몸담은 모든 사람이 행복했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어제 그 사람하고는 무슨 원한 관계도 아니지만, 결국 원한관계로 빚고 만 것 같아 가슴이 아린다. 법정을 나오면서도 서로 대화하고 화해하면 얼마나 좋았을까! 온종일 머리가 지근거렸다. 몸도 실실 아프고 신경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참으로 사는 것이 힘들다.
조감도에 시마을 문** 형님께서 오셨다. 산행을 다녀오셨나 보다. 안 씨와 형님의 누님께서도 함께 카페 오셨다. 형은 당뇨가 좀 있으신데 어머니 소식을 간간이 물으신다. 며칠 안 뵈었는지 몸이 꽤 마르신 것 같았다.
조감도 배 선생께서 국수를 삶으셨는지 예지 빼고는 모두 자리에 앉아 한 그릇씩 먹었다. 저녁이었다.
국수 / 鵲巢
정신 줄 한 가닥씩 펄펄 끓는 담근 물에
맥없이 흐느적거리다가 얽히고설키다가
고문인 듯 찬물 끼얹더니 탱탱 졸다가
무엇이 붙었는지 알 것도 모를 것도
어쩌다가 비벼 사는 시뻘건 뚝배기
퍼뜩 깬 이 마당 벌써 비운 그릇 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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