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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3月 23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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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58회 작성일 16-03-2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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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3月 23日

 

 

    맑았다. 저녁은 빗방울 보였다.

    오래간만에 칸초네 음악 들으며 풀어놓은 넥타이처럼 청송 가는 길, 뭔지는 모르겠지만, 멜로디는 흥을 돋운다. 가슴 저미는 곡도 있고, 희끗희끗한 눈살을 맺고 까만 나비처럼 가볍게 쏠리며 또 휩쓸리며 간다. 이백 년 전이나 오백 년 전이나 다름없는 이 촌 길, 예전은 황소 한 마리 멍에 씌우고 논을 갈았다만 지금은 나 많은 어르신 밀짚모자 아니라 챙 모자를 쓰시고 경운기로 저 논을 갈고 있다. 길 구불구불 내(川) 구불구불, 내 따라 나 있는 길 따라간다.

    민가도 띄엄띄엄 집이 있겠나 싶어도 집은 한 채 두 채 모여 있고 빈산이나 빈 논이 있겠나 싶어도 경작 주인은 또 있겠다. 젊은이들은 모두 도회지로 빠져나가고 이제는 나 많은 어르신만 남았다. 구불구불 길 따라 죽 달려보면 손수레 끌고 가시는 할머니뿐이다.

 

    12시쯤 지나서 청송에 도착했다. 기계 큰 고장은 아니다. 에스프레소 기계는 어떤 곳은 아주 예민한 곳도 있어 작은 석회석 같은 물질만 끼어도 물이 안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일단은 청소하는 방법을 일렀다. 그리고 바꾸어 사용할 수 있는 부품 한 조를 드렸다.

    일 끝내고 들어온 시간이 오후 4시쯤이었다. 울진에 주문받은 커피를 택배 보냈다.

    저녁에 대곡에서 커피 일하는 정 씨 전화가 왔다. 지금 운영하는 카페에 그 위층이 비어 이것도 세를 얻었다며 한다. 더욱 매니저 한 명은 서울에 토스트 관련 교육을 투자하기까지 했다. 근 한 달에 천만 원에 가까운 투자를 몇 달 상간에 했나 보다. 정 씨는 꽃이 좋아 카페를 열었던 분이다. 통화하다가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다. ‘본부장님께서는 책 쓰기 위해 카페 하지 않나요?’

 

 

40. 다지기(탬핑-Tamping)

 

    분쇄된 커피는 포터필터에 끼운 바스켓에 담아 에스프레소를 제대로 뽑기 위해 탬퍼를 들고 포터필터에 여러 번 격擊하여 수평으로 작作한다. 커피가 평平하지 않으면 균일한 탬핑이 못 이룬 것이라 결국 추출된 에스프레소 맛은 떨어진다. 커피를 담은 포터필터는 가볍게 두세 번 격擊하여 고른 다음 바스켓과 포터필터 사이 묻은 커피 즉, 잔여 물질을 솔로 쓸어내고 다시 다지기로 들어간다. 이때 약 12kg의 하중으로 완벽하게 다진다. 바리스타에 따라 탬퍼를 한두 바퀴 돌려주는 이도 있어 이는 커피 표면을 더 고르게 함이다. 다 다진 것은 한 번 더 보며 바스켓과 포터필터 사이에 커피 잔여 물질은 없나 살피고 이를 뒤집을 때 뚝 떨어지는 일이 없으면 완벽한 다지기로 본다. 그렇다고 매번 다 다진 포터필터를 거꾸로 뒤집어 확인할 필요는 없다.

    다지기는 참 중요한 바리스타의 일이다. 기계와 그라인더 기능을 살피고 포타필터에 담은 커피 양도 감각적으로 익혀야 한다. 바리스타의 손맛은 여기에 있는데 너무 적게 담으면 빨리 추출되어 싱겁게 되며 너무 많이 담으면 추출이 힘들거나 아예 나오지 않는 예도 있으며 이렇게 어렵게 뽑은 에스프레소는 그 맛이 탁하며 고소하지가 않다.

 

    글도 마찬가지다. 하루에 있었던 일을 적거나 내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서적을 만드는 일은 한 번 쓴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이미 쓴 것을 여러 번 읽어 누가 읽더라도 어데 막힘이 없어야 한다. 문장을 매끄럽게 하고자 하면 수정작업은 불가피하다. 또 어떤 것은 잘못된 서술이나 그 뜻이 잘못 전달될 소지가 있는 것은 충분히 퇴고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도 글은 사각지대가 형성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글 쓰는 것을 포기하거나 소홀히 하는 것은 더 어리석은 일이다.

    나는 책을 여러 번 냈지만 낼 때마다 완벽한 것은 없었다. 좀 더 봤어야 하는 일로 막급莫及 후회가 된다. 하지만, 일개 천한 장사꾼의 몸으로 이를 더 정확히 살피고 내는 데는 한계였다. 더욱 가진 지식이 짧고 견문은 넓지 못해 문장을 다루는 것에도 그 표현이 어리기만 하다. 쓰는 것이 하루 즐거움이었다면 그것으로 그쳐야 할 일이었으나 이렇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내는 데는 좀 더 배움의 길로 나아가고자 함이다. 많은 가르침으로 지도 편달해주기 바란다.

 

    한 권의 걸쭉한 작품을 이루기 전에 수정과 퇴고는 다지는 행위다.

 

    후기

    그간 가배도록3 원고를 끝까지 읽어 주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커피와 생활철학으로 이룬 소제목 40편을 지었습니다. 그간 가배도록은 일기만 담았습니다. 일기만 모아 책으로 내는 사람도 있구나 하겠습니다. 책을 팔기 위해 썼다기보다는 거의 개인 소장용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주위 지인 몇몇 분은 이 글에 격찬을 아끼지 않은 분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글이 잘되어 격찬했겠습니까! 매일 쓰는 노력에 찬사가 아니겠나 하며 여깁니다. 이번은 일기에서 조금 벗어나 가벼운 에세이로 생활철학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것도 공공의 목적에 부합하는 글은 아닙니다. 거저 자식 놈에게 충고하듯 글을 좀 읽었으면 하는 마음과 여기에 덧붙이자면 커피는 어떠하다는 내용을 심었습니다. 전처럼 이 에세이 밑에 일기를 붙여 놓을까 싶습니다. 어찌 보면 일기를 쓰라는 충고 같기도 합니다. 나는 이렇게 적었으니 너도 적으라는 뜻 같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글과 커피 그리고 문장, 이리저리 비유를 들어 썼습니다. 또 어떤 지인은 일기는 그만 빼라 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기는 개인의 역사라 이제껏 해오든 저의 관례를 무너뜨리는 것이 되니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어찌 보면 이것은 참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 열어보면 이해가 될 수 있었으면 하고 글쓰기나 묘사는 이루었으면 희망합니다. 이것만큼 참 웃기는 일도 없지 싶습니다. 거저 혼자 뿌듯했으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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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金富會님의 댓글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의 가장 위대한 점은.....
진실, 진솔, 고백.................................포장이 없을 때.....
누구의 찬사나 미사여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 들어야
좋은 글이라는 생각 둡니다. 잘 읽었습니다....
마치, 같은 시공간에 존재 하는 듯한....

鵲巢님의 댓글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형님 오셨네예........

애착으로 보아주시고 조언도 놓아주시니요..
감사드려요....

책 제목은 '가배도록'으로 이을까하다가
'커피 한 잔 사줘'로 할까 싶습니다.

본문 수정하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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