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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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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왓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55회 작성일 16-05-10 07:28

본문

논쟁이 될 것 같아 집어치웠다.

 

언젠가 내가 글을 투고하던 문예 사이트의 심사위원이 미당 문학상을 받는다고 해서

나는 한동안 그 곳에 글을 올리지 않았다.

술에 취하면 그 따위 상장 하나가 뭐 대단하다고 그런 상을 받으시냐고

그의 이름으로 상을 받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우리 문단이 나는 너무 수치스럽다고

그의 수상을 축하하는 리플이 개업집 화환만큼 즐비한 곳에 똥물을 끼얹곤 했다.

그리고 뒷날 술에서 깨어나면

그래도 저렇게 유식하고 많이 배운 사람들이 나보다 못한 생각을 할까 싶어

글을 지우곤 했었다. 

어쨌거나 모두가 부러워하고 축하하는 그 일로 인해 나는 어지간히도 소주를 마셔댔다.

 

그런데 그가 친일부터 시작해서 우리의 현대사를 지나오면서 행한 친의 행보는

그의 시가 그 삶의 행보에도 불과하고 그렇게 과대하게 평가 받는가하는 답이 나온다

그는 늘 힘과 친하려고 했고, 그럭저럭, 늘 권력의 시중을 들기에 급급하던 문단에서 힘을 가졌던 것이다.

원래 역사란 힘을 차지한 사람들이 쓰는 것이지 않던가?

그는 늘 무엇인가를 조직하고 그 가운데 혹은 그 앞에 있었다.

그는 늘 목숨에 연연했고, 자리와 권력에 연연했다.

문단에서 행세 꽤나 하려면 그가 스스로 위대하게 만들어 놓은 그에게 잘 보여야 했을 것이고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 무엇인가를 쓰야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심있는 자들이 사람의 정신과 혼을 선도하고 구성하고 구조화 하는 문인이

사람들의 정신과 혼을 팔아 자신만 살아 남는 일에 급급했던 모순을 지적하면

책상머리에서 머리 굴리며 잔뼈가 굵어 온 글쟁이들이 말했을 것이다.

시인과 시는 별개라고,

시인을 떠나온 시는 시인과 별개의생명체라고...

얼핏 듣기엔 그럴싸하다.

그러나 시인이 가진 정신과 혼을 떠난 시는 얇팍한 글재주에 지나지 않는다.

알파고는 이 세돌을 이겼다.

그 알파고를 누군가 지구를 멸망 시키는데 사용 할 수도 있다.

일제에게 그는 글을 잘 쓰는 알파고에 지나지 않았고

그는 목숨을 구걸하며 기꺼히 그들의 알파고가 되어 주었다.

그는 일생동안 늘 그랬다.

총칼이 위협 할 때도 그랬고

총칼이 위협하지 않을 때도 그랬다.

 

시인은 중이 아니다.

시인은 도사 도인도 아니다

시인은 세상을 구원하는 종교인도 아니다

시인은 시를 쓰는 사람이다.

시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아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사람에게서 나와서 사람에게로 전해지는 것이다.

올바른 정신에서 나오지 않은 시는

특급 오염물질이며 바이러스다.

애국이나 비애국 문제가 아니다.

사람이 사람의 아들을 자살 특공대로 지원해가라고

사람이 사람에게 죽음을 퍼뜨린 것이다.

자신은 목숨이 아까워 일제에 부역하면서

남의 자식들은 목숨을 버리려고 낯선 이국 하늘로

지원해갈 것을 그것이 자발적인 것이 될 수 있도록

호소했다. 너희에게 총칼을 들이대면 다 마찬가지일것이다.

맞다. 그랬다면 그 평범한 정신과 의지에 걸맞는 대우를 받으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문인들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된 상을 주기에

너무나 허약하고 평범 이하의 정신을 가졌던 것 아닌가?

자신의 시를 읽고 가미가재 특공대에 지원했을 이름 없는 청년들은

공중분해가 되어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죽었는데

자신의 목숨을 구걸하느라 찬양시를 썼던 그는

민족의 대 시인으로 남다니..

 

모르겠다. 나는 시인으로서 미당도, 그가 쓴 시도 다시 평가 받아야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그는 그의 행적을 고스란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권력을 지향 했을 것이다.

친권력이 되어 스스로의 권력을 떡고물처럼 받아서 그것을 자신의 문학을 위해서

자신의 동상을 세우기 위해 사용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를 보면 시가 쓰기 싫어진다.

세상과 상관 없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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