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04月 20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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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4月 20日
拙吟
청도에 가는 길목 등마루 달리는 길
몽상은 아령처럼 마지막 하나만 더
힘차게 들어 올렸네 지그시 밟은 나비네
한 템포 다리 뻗고 어깨춤 뭉개구름
이내 간 늦봄 둔치도 곤한 아지랑이도
속도는 나비의 감옥 맑은 길(淸道)만 그리네
맑았다. 송홧가루가 날리는가 보다. 차 유리가 뿌옇다. 닦으니 푸르스름하고
오전 장 사장 다녀갔다. 그간 빌려 간 차를 가져왔다. 지난해 공사했던 일감이었는데 하자보수 차 다녀 온 것 같다. 여기서 가까운 밥집에서 점심을 함께 했다.
오후, 대구 동원이 가게와 청도, 옥곡 분점에 다녀왔다. 조감도에 잠시 있었다. 저녁은 부건이와 인열 군과 함께 했다. 예지가 끓여놓은 뭇국에다가 나물반찬을 곁들였다.
전에는 시집을 정신없이 사서 읽었다. 그리고 그 평을 한 적 있다. 요즘은 時調에 관한 책을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읽는다. 詩가 생각나지 않을 때는 時調가 좋다. 우리나라 고유의 숨소리다. 당대의 정서를 담아내는 것에 시와 조금 다를 수 있겠으나 詩라는 것은 마찬가지다. 단, 나름의 형식이 있다는 것에 다를 뿐이다. 이 지엽 선생께서 쓰신 ‘현대시조 창작강의’와 이 경철 선생께서 쓰신 ‘창작과 비평의 현장’, 그리고 이 승하 선생께서 쓰신 ‘항일성의 시조 시학’은 모두 좋은 책이다. 모두 읽었다. 시조 개론서에 해당하는 책도 몇 권 더 읽었지만 여기에 적지 않는다. 이 승하 선생께서 쓰신 ‘항일성의 시조 시학’을 통해 우리나라 현대시조가 어떤 맥락에 처해 있으며 또 어떤 동인이 있고 어떤 문학지가 있는지 알 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시조는 계파 같은 것은 없는 줄로만 알았다.
時調를 통해서 조금 더 알게 된 것은 진술과 묘사다. 시조는 짧다고 하지만, 진술과 묘사를 짤막하게나마 생각하며 쓸 수 있다는 것에 창작의 기쁨을 가질 수 있다. 가령 시조 첫 행은 진술로 진행하지만, 중장과 종장은 묘사로 다룬다면 좋은 시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좋은 시조는 대부분 이와 같다. 짧으니까 요점을 얘기하는 것이지만, 어떤 시조는 깊은 샘을 들여다보듯 했다.
늦은 밤에 어머님께 전화했다. 어머님 자주가시는 내과에서 전화가 왔다. 당 수치를 제어하는 어떤 약을 복용하여야 하는데 어머님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나 싶어 물었더니 이것저것 복용해도 잘 듣지 않아 당분간 드시는 걸로 지내겠다는 말씀이다. 어머니 말씀을 듣고 걱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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