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04月 21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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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4月 21日
아침부터 비가 왔다.
휴대전화기에 들어온 문자를 확인하다가 카스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오늘 직원 한 분이 생일을 맞았다. 아침 출근하기 전, 영대 앞에 자주 가는 꽃집에 들렀다. 예쁜 장미 한 다발과 후레지아만 담은 작은 꽃다발 하나 샀다. 여기 주인장은 성당에 다니신다. 빈말인 것 같아도 ‘저 아래 성당공사하며 그간 고생하셨죠?’ 하며 물으신다. 그러니까 바로 그 옆이 내가 경영하는 아주 작은 카페가 하나 있다. 성당공사로 인해 그간 속 시끄러운 것은 있었다. 꽃집 주인장은 이 곳 성당에 다니신다. 그리고 여 밑에가 정문 기획사다. 정문에 관한 소식도 물으시고 작지만 가게가 나와 있다는 것도 알고 계신다. 기획사 건물주가 성당에 다니신다. 이리저리 동네일이라 작은 일도 소상히 다 알고 있었다.
꽃을 보니 마음이 푸근히 와 닿는다. 세상은 각박하지만, 자연은 늘 그대로다. 아침에 사동 개장하며 본 일이다. 달팽이가 여러 마리 문 앞까지 나와 있다. 그 한 마리씩 떼어 다시 옆 화단에 놓아주었다. 쉬엄쉬엄 기어도 저 달팽이는 하루 꽤 기어간다. 마음은 와사蝸舍같지만 이 카페는 아주 큰 카페다. 달팽이 바다를 건넌다는 말이 있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닌 것이 세상일이다.
아침 읽은 사설이다. 성철스님에 관한 글이다. 올해 우정사업본부가 ‘현대 한국 인물시리즈’의 네 번째 우표로 6월에 김수환 추기경과 함께 성철 스님 우표를 발행한다는 내용이다. 스님은 평생 누더기 옷만 입고 살았다. 스님이 남긴 유품으로는 이 옷과 고무신과 덧버선이 전부라고 했다. 언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성철 스님과 그의 제자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본 적 있다. 정말 누더기 옷차림이었다. 모든 지도자가 이와 같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달팽이
봄비라 늘 비 오는 것도 아니라서 촉촉 느긋하게 촉수 함 내밀어 보네 가진 것 없이 삶의 등짐만 지다가 아직 못 다한 성질에 꿈 찾아보겠다고 길 나서네 바위 같은 생 잠시 저버리고 가슴에 우는 빗소리 따라 기어 기어서 안채에 이르렀네 어라 말간 유리창까지 떡하니 붙었지 뭔가 훤히 꿰뚫는 세상에 홀로 미끄러워 내린 빗물에 섹섹 거리며 가도 세상모르는 건 매 한 가지 축축 길바닥 위 미끄덩한 침만 바르다가 천하디 천한 더듬이 촉수라 힐끔 내다보다가
질까에 그만 빠지직 물에 씻겨 가니니
오후, 병원과 한학촌에 커피 배송했다. 화원에 사업하는 후배 이 씨가 전화 했다. 로스팅 기기 버튼이 잘 먹지 않아 무슨 이유인지 물었다. 내부공사 장 사장이 전화 왔다. 며칠 전에 빌려 간 차에 서류가방을 놓고 간 것 같다며 확인 전화였다. 없었다. 청도 가비에서 전화와 문자가 왔다. 콩 볶아달라는 주문서 받았다. 오늘 저녁, 권 선생께서 가져가셨다.
커피 맛 1
단맛 신맛 쓴맛 떫은맛
세상 온갖 맛 다 담아도
깊으면서도 안 깊은 것 같고
조이면서도 느슨한 그 어떤
가슴 탁 뚫은 박하 향 같은 선선한 그 무엇
커피 맛 2
욱수골 욱수성당 그 옆에 카페 우드
골목길 동네 아지매 모다모여 시끌벅적한
치마폭 울렁거리듯 마신 먹빛 다 쏟아놓고
난삽한 바깥 구름도 훈훈한 된장찌개도
에누리 하나 없는 시장표 능구렁이도
앞가슴 벌렁거리듯 두레박질 걸어놓고
저녁 늦게 카페 우드에 다녀왔다. 커피 배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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